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 대륙부 아세안을 고속도로, 철도 등으로 연결시키고자 하는 계획은 1990년대부터 있었지만, 2010년대가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그 대표적인 구상이 싱가포르-쿤밍철도(SKRL), 아세안하이웨이네트워크(AHN) 등이다. 그리고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하는 구상을 넘어서 중국 운남성, 광서성과 대륙부 동남아 5개 국가를 경제회랑 개념으로 연결하는 GMS 구상도 1998년부터 있었다. 현재 이러한 구상을 종합적으로 아세안 연계성(ASEAN Connectivity)이라고 한다. 본 글은 대륙부 5개 국가들의 국경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계성사업을 직접적으로 현지조사해서 얻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아세안 연계성 구상은 원대하지만, 현지조사를 통해서 본 대륙부 아세안 연계성은 아직 많은 한계와 극복지점들이 노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Mae Sot border crossing. Photo: TripAdvisor

박번순(고려대학교 경제통계학부)

경제통합의 필요조건 육상 교통 연계성

아세안은 2015년말을 기해 역내의 무역과 투자장벽을 제거하여 아세안을 단일시장과 생산기지로 전환한다는 아세안경제공동체를 출범시켰다. 아세안 역내에서 상품과 서비스가 자유롭게 이동하고, 투자가 촉진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도로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대룩부 아세안 국가들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의 협력으로 1990년대 초부터 광역메콩지역개발계획(Greater Mekong Subregional Development: GMS)을 추진해 왔다. GMS는 중국의 운남성과 광서성 외에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그리고 미얀마를 포함한다. GMS는 1992년부터 대륙부 아세안 지역의 교통인프라 개선을 위해 하이웨이와 철도망 건설을 추진했고, 현재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2018년부터 2030년까지 수송전략인 “GMS 수송 부문 전략 2030(GMS Transport Sector Strategy 2030)” (ADB, 2017)을 추진하고 있다.

GMS 육상 교통 연계성 프로그램은 시간경과에 따라 많은 변화를 거쳤다. 1994년에 제 4차 GMS 각료회의에서 추인된 프로젝트는 주로 도로, 철도망의 연결, 복구, 건설 등이었고 이는 교통회랑(Transport Corridor)이라는 개념으로 나타났다(ADB, 2007). 아세안은 1999년 23개 노선에 38,400킬로미터를 아세안하이웨이네트워크(AHN) 협력을 시작했다. AHN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해양부 아세안을 포함한 전체 네트워크이지만 대륙부의 경우 GMS의 교통회랑을 따른 것이다. 시작할 당시 AHN은 3등급 이하의 도로가 5,300여 킬로미터였으며 단절 구간은 대부분 미얀마에 있는데 227킬로미터였다(ASEAN, 2010).[1]

싱가포르-쿤밍철도(SKRL)
싱가포르 – 말레이시아 – 태국- 캄보디아 – 베트남 – 중국(쿤밍)출처: http://www.mot.gov.my/en/lands/rail-transport/SKRL

육상교통의 다른 한 축인 철도 연결을 위해 1995년 12월 제 5차 아세안정상회의에서 싱가포르 – 쿤밍 철로 연결(Singapore Kunming Rail Link : SKRL)이 제안되었다. SKRL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중국(쿤밍)을 연결하는데 방콕에서 쿤밍까지는 환상 형태로  방콕- 프놈펜- 호치민- 하노이- 쿤밍을 연결하는“동부선”과 태국 방콕- 미얀마- 쿤밍을 연결하는 “서부선”을 건설하는 것이다. 서부선에 비해 동부선의 단절구간이 짧고, 또 서부선의 미얀마 국경인 무세(Muse)에서 쿤밍까지는 중국 내부이기 때문에 아세안은 우선적으로 동부선을 먼저 완공할 계획이었다. 아세안은 SKRL이 2011년 현재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태국 그리고 베트남에 모두 4,069킬로미터에 달하는 단절구간 혹은 재건이 필요한 구간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GMS 국가들은 1998년 3차 GMS 정상회의에서 경제회랑(Economic Corridor)을 새로운 회랑 개념으로 도입했다. 경제회랑은 기존의 교통회랑을 따라 교통연계, 무역촉진, 물류연계, 지역개발 등으로 그 기능을 확장해 나가는 구상이다. 2000년 3개의 기본 회랑이 지정되었는데 동서경제회랑(East-West Economic Corridor : EWEC), 남북경제회랑(North-South Economic Corridor : NSEC), 남부경제회랑(Southern Economic Corridor : SEC)이다. 중국 광서성이 2004년 GMS에 편입되면서 NSEC는 광서성의 성도인 난닝(Nanning)과 하노이를 연결하는 각 2개의 소회랑이 추가로 정립되었다. GMS 교통 계획은 2018년 들어 다시 한번 변화를 겪게 되었다. 새로 개방을 확대한 미얀마와 과거 경제 규모가 작았던 라오스 중심부가 경제회랑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점에서 ADB에서는 이를 조정하고 새로운 이름을 부여하자는 주장을 했다(ADB, 2018). 그 결과 2030년까지의 GMS의 수송전략에는 기존 9개의 교통회랑을 12개로 확대하고, 3개의 경제회랑도 보다 세분했다.

광역메콩지역개발계획 (G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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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당초 아세안이 계획했던 SKRL과는 달리 중국이 주도하는 고속철도가 쿤밍과 방콕을 연결할 예정이다. 중국과 라오스는 2021년말까지 중국의 모한(Mohan)- 라오스 보텐(Boten)- 비엔티엔(Vientiane)- 태국 농까이(Nong Khai)를 연결하는 410여 킬로미터의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2016년 12월 기공식을 가졌다. 이 철로 건설에는 58억 달러가 소요될 예정인데 중국이 70%를, 나머지는 라오스가 조달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과 태국은 2017년 12월에 태국에서 고속철도 건설을 시작했는데 먼저 1단계로 방콕과 나콘 라차시마(Nakhon Ratchasima)를 연결하는 250km 철로를 부설하여 2021년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는 방콕과 농까이의 전체 873킬로에 고속철도가 부설될 예정이다. 새로 지정된 경제회랑 중에서 미얀마 종단 회랑은 SKRL의 서부선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라오스와 태국을 종단하는 새 회랑은 중국 주도의 고속철도와 연관되어 있다(ADB, 2017).

 

베트남 호치민에서 프놈펜으로

베트남은 캄보디아, 라오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베트남-중국 국경통과 지역은 라오카이(Lao Cai), 몽까이(Mong Cai), 그리고 우의관(Huu Nghi)이다. 이들 모두는 남북경제회랑(NSEC)을 구성하고 있다. 라오스와는 긴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라오 바오(Lao Bao)- 단사반(Dansavan), 차로(Cha Lo)- 반 두프레(Ban Duore), 카우 트레오(Cau Treo)-남 파오(Nam Phao) 외에도 다수의 지역에서 국경통과가 가능하다. 이들 대부분은 이제 도로가 건설되고 있고 야간에는 국경이 폐쇄된다. 라오 바오는 라오스의 사바나켓(Savannakhet)과 태국 묵다한(Mukdahan)을 연결하는 기존의 동서경제회랑(EWEC)에 속하고 차로-반 드프레는 전략수송 2030에서 새로 경제회랑으로 지정되었다. 카우 트레오-남 파오도 전략수송 2018에서 동서회랑(EWEC)의 한 소회랑으로 지정되었다.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접경지역이 불분명하여 다수 지역에서 국경확정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기 때문에 도로사정만 좋아진다면 국경통과 지점이 많아질 것이다. 현재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남부경제회랑(SEC)의 3개 소회랑이 모두 통과하고 있다. 이 중 남쪽의 해안소회랑은 베트남의 하티엔(Ha Tien)과 캄보디아의 프렉 착(Prek Chak)으로 연결되고, 베트남의 목바이(Moc Bai)와 캄보디아의 바벳(Bavet)은 SEC의 중심소회랑의 통과지점이다. 베트남의 레 탄(Le Than)과 캄보디아의 안동펙(An Dong Pech)는 SEC의 북부소회랑을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

목바이-바벳 국경에서 통관을 기다리는 트럭- by 박번순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이동하는 가장 대표적인 도로는 베트남 경제의 중심지인 호치민에서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으로 연결한다. 베트남 국도 22호이고, 캄보디아에서는 국도 1호인 이 노선은 호치민에서 프놈펜을 연결하는 최단 거리의 도로이기 때문에 인적, 물적 교류가 가장 활발하다. 국경은 베트남의 목바이와 캄보디아의 바벳인데 바벳 국경은 캄보디아가 발급한 E-Visa로 베트남에서 육상 입국이 가능한 유일한 지역이다. 호치민에서 목바이 국경까지는 노선버스가 운행되고 있는데 베트남 단기 비자가 만료된 외국인들이 주로 재입국 비자 수속을 하기 위해 목바이 국경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치민에서 목바이까지는 도로사정이 양호하지만 캄보디아로 들어서면 도로사정은 그다지 좋지 않다.

베트남 국경을 넘어 바벳에는 10개 이상의 카지노가 영업 중이다. 베트남과 태국인들이 많이 찾고 중국인 역시 바벳 카지노의 중요한 고객이다. 또한 바벳지역에는 2017년 말 현재 대만과 중국 기업 등이 투자한 6개의 경제특구(Special Economic Zone:SEZ)가 설립되어 있다. 캄보디아는 2005년 SEZ 정책을 시작했으나 재원이 부족한 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를 유치하여 경제특구를 설립하도록 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대표적인 SEZ는 대만기업이 투자하여 설립한 맨하탄 스베이링 SEZ(Manhattan Svay Rieng SEZ)이다. 2017년 현재 31개의 기업이 입주해 있고, 2만 7천명이 고용되어 있다(ASEAN & UNCTAD, 2017). 바벳의 경제특구에서 생산되는 자전거, 봉제품 등의 생산품은 베트남 국경을 넘어 호치민항을 통해서 수출된다.

호치민- 프놈펜 간에는 여러 버스 회사가 정기노선 버스를 운행 중이다. 한국의 금호고속이 투자한 금호삼코버스도 그 중의 하나이다. 양 도시가 지리적으로 약 220여 킬로미터에 있어 가깝기 때문에 출입국절차를 고려해도 약 5시간이면 호치민에서 프놈펜까지 도착할 수 있다. 버스 승객의 상당 부분이 외국 관광객인데 캄보디아 입국비자가 필요한 승객들에게 버스의 차장이 소정의 수수료를 받고 비자처리를 해준다. 국경출입국 사무소에서 관찰한 결과 바벳 경제특구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호치민항을 이용하여 수출됨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으로 입국하는 화물트럭에 비해 캄보디아로 진입하는 화물트럭이 훨씬 많다.

과거 호치민- 프놈펜 구간 도로교통의 가장 큰 장애는 늑 로웅(Neak Loeung) 지역을 흐르는 메콩강이었다. 이 메콩강을 건너기 위해 트럭과 버스가 페리선을 타고 이동했으나 일본의 JICA가 무상으로 지원한 추바사(TSUBASA) 다리가 2015년 4월에 완공되면서 수송 환경은 대폭 개선되었다. 이 다리는 길이만 2,215미터이고, 1억 2,700만달러가 투입되었다.[2]

 

메콩강의 다리들

라오스는 유일한 내륙 국가로서 중국, 베트남,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따라서 대륙부 아세안의 연계성 강화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동시에 라오스는 인구밀도가 낮고 경제발전 단계도 낮아 수송수요가 적다는 문제도 있다. 그 결과 GMS의 교통회랑에서는 라오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었으나 경제회랑에서는 큰 고려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수송전략 2030에서는 기존의 라오스 통과 경제회랑 외에도 3개의 경제회랑이 라오스를 통과하도록 추가되었다(ASEAN, 2017).

라오스의 접경 국가 중에서도 태국은 특별하다. 라오스 언어가 태국 동부 지역 언어와 동일하기 때문에 양국은 언어장벽이 없고 문화적, 역사적으로 유사성이 많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도 최근 중국과의 교류가 증가하고 있으나 라오스의 전체 수입에서 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016년 약 62%에 이를 정도로 태국 의존적이다. 라오스와 태국의 국경은 메콩강이 대부분 경계를 짓기 때문에 메콩강의 다리가 건설되기 이전에는 주로 배를 타고 양국이 교류를 했다.

라오스-태국 사이의 메콩강에는 2018년 현재 4개의 우호교가 건설되어 있다. 제 1우호교는 라오스의 수도인 비엔티엔 외곽의 타나랭(Thanaleng)과 태국의 농까이(Nong Khai)를 연결하며 1994년 호주정부의 자금지원으로 개통되었다. 제 2우호교는 라오스의 사바나켓과 태국의 묵다한을 연결하며 일본의 차관을 건설되어 2006년 12월 개통되었다. 이 다리는 GMS의 기존 동서회랑(EWEC)의 핵심연결고리이다. 제 3우호교는 라오스의 타켁(Thakhek)과 태국의 나콘파놈(Nakhon Phanom)을 연결한다. 이 다리 건설에는 태국 측의 자금조달이 중요했다. GMS 수송전략 2030은 타켁에서 베트남의 브앙앙(Vung Ang)까지를 새로운 경제회랑으로 설정했다. 제 4우호교는 라오스의 훼이사이(Huay Xai)에서 태국의 치앙콩(Chiang Khog)을 연결한다. 이 다리는 중국 운남성에서 라오스의 루앙남타(Luang Namtha)를 거쳐 태국의 치앙마이까지 연결하는 지름길이다. ADB, 중국, 태국, 라오스가 협력하여 재원을 조달했고 2013년 12월에 개통했다. 이 다리는 NSEC의 핵심적인 구간을 형성한다.

우호교 4개 중에서 타나랭과 태국의 농까이를 연결하는 제 1우호교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 1 우호교는 내륙국인 라오스를 실질적으로 개방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동시에 인적 이동을 촉진한다. 비엔티엔에서 태국의 농까이, 콘켄(Khon Kaen), 나콘 라차시마(Nakhon Ratchasima), 그리고 방콕까지 정기노선버스가 운행 중이며 특히 비엔티엔-농까이 사이에는 하루에도 여러 대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또한 1 우호교에 철로가 부설되어 우호교 외곽인 동포시(Dongphosy)와 태국 농까이를 연결하는데 이 철도는 2018년 3월 현재 라오스 유일의 철도이다. 수송전략 2030에서는 루앙프라방- 비엔티엔- 농까이- 방콕을 연결하는 새로운 경제회랑을 설정했다. 실제로 이 회랑은 중국과 라오스가 건설하고 있는 철도가 통과할 예정이기 때문에 향후에는 대륙부 아세안에서 가장 중요한 교통 및 경제회랑이 될 전망이다.

라오스 역시 2017년 현재 메콩강 우호교 인근에 12개의 경제특구(SEZ)를 설립했다. 최초의 경제특구는 사바나켓에 있는 사반-세노 SEZ(Savan-Seno SEZ) 이다. 제 2우호교와 연결된 이 특구는 라오스정부, 태국 기업, 일본기업들이 투자를 했으며 공업단지에는 66개 기업이 약 3,2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태국에 진출한 일본의 니콘, 토요타 등과 태국기업이 생산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진출했다(ASEAN & UNCTAD, 2017). 이 기업들은 노동집약적 공정의 반제품 혹은 단순 품목을 이곳에서 생산하여 태국으로 반출하고 있다. 경제특구 일부는 공업단지 역할을 하지만 일부는 관광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관광단지에는 캄보디아와 같이 카지노가 영업을 하고 있다.

대륙부 연계성: 경제회랑, 철도 그리고 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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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미얀마 남부로 가는 길

태국은 인도차이나 지역에서는 산업과 교통발전 단계가 가장 높은 국가이고 아세안 연계성에서 도로 및 철도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회랑이 태국을 통과하고 있다. 태국은 라오스와는 메콩강에 건설된 4개의 우호교로 연결되어 있고 캄보디아와도 다수의 국경통과가 가능하다. 가장 대표적인 지역은 태국의 아란야프라텟(Aranyaprathet)과 캄보디아의 포이펫(Poi Pet) 및 태국 핫렉(Hat Lek)과 캄보디아의 코콩(Ko Kong)이다. 양 노선 모두 GMS의 남부경제회랑(SEC)를 구성하고 있다.

태국에서 미얀마로 연결되는 육상 통로는 태국 북부의 매사이(Mae Sai)- 타칠렉(Tachileik), 태국 중서부의 매솟(Mae Sot)-미야와디(Myawaddy), 푸나롱(Phunaron)-티키(Htee Kee), 싱콘(Singkhorn)- 트리 파고다(Three Pagoda)이다. 이 중에 푸나롱/티키의 경우 E-visa로는 미얀마 입국이 불가능하고, 싱콘-트리 파고다는 미얀마와 태국인에게만 출입이 허용된다. 매사이-타칠렉 지역은 타칠렉의 배후인 샨주(Shan state)가 여행에 완전히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결국 양국의 가장 중요한 연계지점은 매솟-미야와디 국경이다. 미야와디에서 연결되는 안다만의 몰러메인(Mawlamyine)은 양곤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태국과 미얀마의 중심지로 연결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략 2030은 기존에 몰러메인이 종착지로 지정된 동서경제회랑(EWEC)을 양곤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태국에서 들어온 트럭행렬-미얀마 미야와디 by 박번순

매솟은 탁(Tak)주의 국경도시로서 탁-매솟 간에는 도로확장 공사가 진행 중인데 86킬로미터의 4차선 고속도로는 2018년 3월 현재 70%가 포장되어 2019년에 개통될 예정이다(Bangkok post, 2018.03.28). 매솟과 미야와디는 50여 미터 넓이의 모에이(Moei)강이 국경을 나누고 있고 그 강을 타이-미얀마 우호교가 연결하고 있다. 많은 미얀마 인들이 모에이강을 건너 불법으로 태국에 입국해, 이주노동자가 되고 있다. 매솟에는 태국 당국이 매솟경제특구를 조성하고 있는데 도로, 수도, 전기 등을 정비하고 산업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매솟과 미야와디의 이민사무소는 각각 모에이 강 사이에 서 있다. 양 지역을 연결하는 정기노선 버스가 없기 때문에 일반 여행자들은 1997년 8월 개통된 모에이강 우호교를 도보로 건너야 한다. 여행자의 경우 미야와디에서 하루 수편의 양곤행 정기노선 버스를 탈 수 있으나, 몰러메인으로 가는 경우 노선 버스는 없기 때문에 개인들이 영업을 하는 미니밴, 주로 일본의 중고차를 타고 합승으로 이동해야 한다. 몰러메인으로 가는 도로는 1차선과 2차선이 혼재하고 또 포장과 비포장도로가 혼재한다. 산악지대를 통과하기 때문에 도로는 굴곡이 심해 속도를 내기 어렵다. 태국에서 미얀마 수출이 증가하면서 양국의 하루에도 100~200 대의 화물차가 우호교를 이용한다(Bangkok Post, 2017.08.16).

태국과 미얀마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통로인 푸나롱-티키 국경은 매솟-미야와디 지점의 남쪽300여 킬로에 위치하며 남부경제회랑(SEC)을 구성하는 태국의 칸차나부리에서 미얀마의 다웨이를 연결하는 것이다. 몰러메인에서 다웨이까지는 수년전만 해도 도로로 접근하기가 어려워 페리를 이용해야 했으나 불완전하지만 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서 페리는 더 이상 운행하지 않는다. 그러나 도로상태는 양호하지 않아 2018년 1월에도 야간버스가 300여 킬로를 10시간이 걸려 도착해야 했다. 양곤에서 다웨이까지 운행하는 열차가 하루 한 편 있으나 약 620킬로를 시간표상 25시간이 소요되고 현실에서는 이 보다 더 걸린다.

미얀마와 태국은 공동으로 다웨이경제특구를 건설할 계획이다. 미얀마는 계획하고 있는 3개의 SEZ 중의 하나인 다웨이경제특구는 태국의 건설회사인 처음에는 Ital-Thai Development(ITD)가 미얀마정부로부터 개발권을 얻었다.  2018년 1월 현재 다웨이경제특구가 과연 구체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지는 분명하지 않다. 공업단지를 계획하고 있는 지역의 땅은 평지이기 때문에 공단 조성 비용이 크게 들진 않겠지만 공업단지가 들어선다고 해도 현재의 글로벌 가치사슬 구조에서 기술수준이 낮은 미얀마에 어떤 산업이 입지할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다웨이에서 태국과의 연결을 위해 도로를 건설하고 철로를 부설할 계획이지만 조기에 가능할 것인지 역시 의문이다. 현재 태국 다웨이에서 연결되는 태국 티키(Htee Khee)까지는 150여 킬로미터 거리지만 다웨이 시내 호텔에서 책정하고 있는 요금표에 의하면 국경인 티키까지는 1인당 22,000차트였는데 이는 2배 이상의 거리인 몰러메인 13,000차트, 그리고 600킬로 이상의 거리에 있는 양곤까지의 일반버스 16,000차트보다 더 비싼 것이었고, 양곤까지 고급버스 25,500차트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ASEAN 연계성(Connectivity)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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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부 아세안 인프라 연계의 특징들

대륙부 아세안의 육상 연계성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연계성강화를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리적 도로나 철도는 충분하지 않다. 아세안연계성마스터플랜 2025(MPAC 2025)는 아세안하이웨이네트워크가 모두 연결되었고 도로의 수준도 높아졌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비포장 도로가 있고, 도시간의 이동시간이 시속 50킬로를 상회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대룩부 아세안 국가들이 야심 차게 계획했던 SKRL에는 여전히 단절구간이 있고, 기존 노선의 효율도 나쁘다. 태국과 베트남의 철도 사정은 30년 전에 비해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 아세안은 최초로 1995년 계획을 세울 때 미연결부분의 연결을 2015년에 끝낼 것으로 기대했으나 2010년 마스터 플랜에서는 미연결부분 완공 시기를 2020년으로 설정했다. 그러나 이 또한 불가능한 목표로 보인다.

둘째는 인프라의 미비에도 대륙부 아세안의 인적 물적 교류가 증가하고 있다. 2010~2017년 기간 태국의 전체 수출은 30% 증가했는데 아세안에는 44% 증가했고, 인근 국가인 캄보디아에 140%, 라오스에 98%, 미얀마에 123%, 베트남에는 113%가 증가했다. 수입은 전체 수입 증가율이 30%인데 아세안으로부터 수입은 46% 증가했고, 캄보디아로부터는 무려 347%, 라오스에서는 217% 베트남으로부터 280%가 증가했다. 태국과 주변 3국, 즉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와는 주로 육상을 통해서 무역이 이루어지고 있다. 정확한 통계를 구하기 어렵지만 단편적으로 보면 정규무역과 함께 국경무역도 증가하고 있다. 예컨대 태국 북부지방에 한정했을 때 2017년 미얀마와의 국경무역 규모는 수출이 25.7억 달러, 수입이 1.8억 달러에 이르렀고 라오스와는 수출 8.7억 달러, 수입 9.1억 달러였다. 미얀마 측이 밝히고 있는 자료에 의하면 태국- 미얀마의 국경무역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매솟/미야와디 국경의 경우 미얀마는 태국에서 8억 6840만달러를 수입했고, 수출은 6,020만달러였다고 한다(Eleven, 2017).

셋째, 대륙부 아세안 국가들은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기업 및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경제특구를 건설하고 있다. 베트남은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다수의 경제지대를 조성했으며, 라오스나 캄보디아 역시 마찬가지이다. 태국 또한 국경지역을 중심으로 산업클러스터를 위한 경제특구를 건설하고 잇다.[3] 그렇지만 경제특구의 성공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일부 경제특구에 외국인 기업이 투자를 하면서 무역을 창출하기는 하지만 이들이 현지 경제와 연관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더욱이 캄보디아의 접경지역의 경우 카지노가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 같다. 태국과 가까운 포이펫, 베트남 국경인 바벳 등에 50여 개 이상의 카지노가 들어섰다. 라오스도 사바나켓 SEZ에 카지노를 건설했고, 중국과의 국경지역인 보텐과 보케오(Bokeo) 지역에는 아예 카지노를 위한 경제특구를 조성했다.[4] 라오스나 캄보디아 땅에 카지노를 건설하여 관광객과 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자료: ADB(2017), GMS TRANSPORT SECTOR STRATEGY 2030. P. 12.

넷째, 아세안의 연계성 심화를 위한 인프라 건설에 중국과 일본의 원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국은 남진정책이나 일대일로 전략의 일환으로 아세안 국가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여 건설을 시작한 중국-라오스-태국 방콕 구간의 고속철도는 아세안이 원래 계획한 SKRL과는 관계없는 것이다. 즉 아세안이 계획했던 SKRL은 진전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고속철만 활기를 띄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또한 말레이시아 동부해안선 건설을 주도하고 있다. 동부해안선이 완성된 후에는 중국의 물동량이 싱가포르까지 남하하지 않고 쿠안탄에서 바로 화물열차를 이용하여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할 수 있고 여기서 다시 말레카해협을 이용하여 인도양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즉 중국의 일대일로에서 이 노선은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일본 역시 중국의 일대일로나 AIIB에 대응하여 일본은 “고품질 인프라 협력”을 선언하고 있다. 일본의 아베수상은 2015년 5월 “아시아의 미래” 컨퍼런스에서 ODA, 아시아개발은행(ADB), 민관협력 등으로 5년간 1,100억 달러의 자금을 고품질의 인프라 건설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고품질 인프라 협력 계획은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대응한다는 성격이 강하다.

이와 같은 중국과 일본이 각각 자국의 이해를 반영하여 ODA 자금을 제공하고 인프라 투자사업을 지원할 경우 합리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일본과 중국의 지원은 이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GMS나 기존 아세안이 원하는 인프라 개선과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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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박번순 교수(pbs21@korea.ac.kr)는
고려대학교 경제통계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경영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삼성경제연구소를 거쳐 현직에 있다. 동남아경제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으며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통합에 대해서도 흥미를 갖고 있다. 동남아 및 동아시아 경제통합에 대해서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출판하였다.

 


[1] 1등급도로는 4차선 이상의 고속도로, 2등급도로는 시멘트나 콘크리트로 포장된 2차선 도로이며, 3등급은 아스팔트 포장의 좁은 2차선을 말한다. (ASEAN, 2017.p.19)

[2] 일본은 캄보디아에 있는 다른 다리 키즈나 브리지(Kizuna bridge) 역시 무상지원을 했고 라오스 팍세에 있는 메콩강 교량(팍세교) 역시 무상으로 지원했다. 그러나 베트남의 칸토교와 제 2우호교(타이-라오스)는 차관으로 지원했다. 즉 캄보디아와 라오스 내부에 있는 다리는 무상이고 다른 나라의 경우는 유상이었다.

[3] 베트남에서는 경제지대(Economic Zone)로 칭하고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미얀마는 경제특구(Special Economic Zone)로 칭한다. 동일한 경제특구라 하여 지역의 넓이나 기능이 동일한 것은 아니다.

[4] 보케오에 있는 Golden Triangle Special Economic Zone는 미얀마, 라오스, 태국이 접한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 있지만 중국과는 메콩강으로 연결되고 홍콩 기업이 조성했다. 타겟 고객은 당연히 중국인이다.

 


참고문헌
  • ADB. 1993. Subregional Economic Cooperation: Initial Possibilities for Cambodia, Lao PDR, Myanmar, Thailand, Viet Nam and Yunnan Province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 ADB. 2007. GMS Transport Strategy 2006–2015:Coast to Coast and Mountain to Sea: Toward Integrated Mekong Transport Systems.
  • ADB. 2017. GMS Transport Sector Strategy 2030: Toward a Seamless, Efficient, Reliable, and Sistainable GMS Transport System.
  • ADB. 2017. GMS Transport Sector Strategy 2030.
  • ADB. 2018. Review of Configuration of the Greater Mekong Subregion Economic Corridors.
  • ASEAN. 2010. MASTER PLAN ON ASEAN CONNECTIVITY.
  • ASEAN. 2015. KUALA LUMPUR TRANSPORT STRATEGIC PLAN(ASEAN TRANSPORT STRATEGIC PLAN) 2016-2025.
  • ASEAN. 2016. MASTER PLAN ON ASEAN CONNECTIVITY 2025.
  • ASEAN & UNCTAD. 2017. ASEAN Investment Report 2017.
  • Bangkok Post. 2017. 8. 16.
  • Bangkok post. 2018. 3. 15.
  • Bangkok post. 2018. 3. 28
  • Eleven. 2017.4.21.(http://www.elevenmyanmar.com/business/8949).(2018.4.9 검색)

*본 기고문은 전문가 개인의 의견으로,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와 의견이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1. 대륙부-아세안의-국경을-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