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와 더 깊이 연대하기”
동남아시아는 이제 한국 사회와 가장 가까운 세계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일터와 학교, 지역사회와 가족, 관광과 문화, 무역과 투자, 외교와 안보의 여러 장면에서 한국과 동남아시아는 날마다 더 깊이 연결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서로의 현재 속에 들어와 있으며, 앞으로의 삶 또한 함께 만들어가야 할 관계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와 경제적 관계가 가까워졌다고 해서 상호 이해가 저절로 깊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동남아시아를 시장, 생산기지, 노동력, 서비스 소비지, 혹은 무기와 기술의 수출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관점은 우리에게 필요한 미래의 관계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제 한국과 동남아시아의 관계는 단기적 교류와 이익을 넘어, 서로의 사회를 이해하고 책임을 나누는 장기적 협력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아세안 공동체에 대한 상상 역시 이러한 성찰 위에서 가능할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 마주한 시대적 조건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인공지능 전환은 국경을 넘어 삶의 방식, 산업 구조, 노동, 교육, 민주주의의 조건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 거대한 이중 전환 속에서 한국과 동남아시아는 결코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공급망, 생태계, 이주, 기술, 에너지, 지식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이미 깊숙이 연결되어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함께 묻고 함께 대응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동남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시민사회의 변화 또한 우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문제입니다. 민주주의, 인권, 평화, 사회적 정의는 어느 한 지역의 내부 문제로만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동남아시아의 시민들이 겪는 갈등과 도전,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향한 노력은 한국 사회가 귀 기울이고 연대해야 할 동시대의 과제입니다.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동남아시아를 연구하고, 배우고, 대화하는 공적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동남아시아를 더 정확히 알고, 더 오래 대화하며, 더 평등한 관계를 상상하기 위해 학술연구와 교육, 국내외 네트워크, 전문가 및 대중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가겠습니다.
앞으로 동남아센터는 한국과 동남아시아가 서로를 단순한 대상으로 소비하는 관계를 넘어, 함께 배우고 협력하며 연대하는 관계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초석을 놓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시아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