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추이를 지켜보았을 때, 현재 아세안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을 제외하고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아세안지역의 국가들이 코로나19 대처를 상대적으로 잘 한 것에는 기후라는 자연적인 요인도 고려해 볼 만하지만 무엇보다 아세안지역협력체의 초기 대응이 갖는 의미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은 베트남이다. 아세안은 지역 안에서 가장 고도의 정보력을 갖춘 기구이고, 글로벌 거버넌스와의 신속한 협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특히 1월 27일에 있었던 란창-메콩 협력회의(LMC)는 의장국 베트남이 중국과 만나면서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인식하였던 계기가 되었다. 결국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인 대응은 그 전파력과 위험성을 초기부터 잘 인식하고, 글로벌-지역-국가적-로컬적 차원의 협력 메커니즘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경희(서울대학교)
코로나19 세계적 현황 속의 동남아 상황1), 그 결과에서 제기되는 질문들
6월 1일 기준으로 존스홉킨스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 이하 JHU)가 발표하는2) 전 세계 현황에서 총 확진자수는 6,171,182명이고, 가장 많은 확진자수를 가진 나라를 순서별로 보면, 미국(약 179만), 브라질(약 51만), 러시아(약 40만), 영국(약 27만), 스페인(약 24만), 이태리(약 23만), 인도(약 19만), 프랑스(약 19만), 독일(약 18만), 페루(약 16만), 터키(약 16만), 이란(약 15만), 칠레(약 10만), 캐나다(약 9만), 멕시코(약 9만), 사우디아라비아(약 8만 5천), 중국(약 8만 4천), 파키스탄(약 7만), 벨기에(약 5만 8천), 카타르(약 5만 6천), 방글라데시(약 4만 7천), 네덜란드(약 4만 6천), 벨라루스(4만 2천), 에콰도르(약3만 9천), 스웨덴(3만 7천) 다음으로 싱가포르이다. 싱가포르는 약 3만 4천여 명, 인도네시아 약 2만 6천, 필리핀이 1만 8천명 순으로,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순위로 아세안 회원국 중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이 상위에 위치하고 있다.
확진자 수를 기준으로 한 국가 순위를 살펴보면 다음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첫째는 미국이 일정정도 기간 동안 계속적으로 가장 많은 확진자를 발생시키는 국가 순위에 있다는 것과 미국과 그 뒤를 쫓는 브라질의 경우와 비교해 보아도 약 179만과 약 51만의 차이는 매우 커서 당분간 미국이 압도적으로 확진자수를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에 속할 것이고 보인다. 관련하여 “미국은 왜 이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방역에 실패한 국가가 되었는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일 수 있다. 둘째는 앞으로 더 정교한 연구가 있어야겠지만, 확진자를 가장 많이 발생시킨 국가들의 순서를 1위에서 30위까지 보면, 일반적인 패턴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난한 국가에서 더 많이 창궐했다고 볼 수도 없고, 반대로 어느 정도 잘살거나 보편적 보건시스템이 있는 국가에서 더 많은 전염을 목도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동남아지역에서 싱가포르의 사례만을 보아도 그렇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지역 중에서 가장 잘사는 국가이고, 국가시스템과 거버넌스(governance) 능력도 확보된 국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잠정적으로 코로나19 특성요인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각 국가의 현 정부의 태도와 인식이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존스홉킨스대학이 제공하는 코로나19의 세계적 현황
이러한 코로나19의 세계적 상황에서 아세안 회원국 10개국의 상황을 보면 우선 두 가지 정리와 질문이 가능하다. 첫째, JHU에서 발표하는 6월 1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전 세계 확진자는 6,171,181명이고, 아세안 회원국 10개국의 확진자수는 싱가포르 34,884명, 인도네시아 26,473명, 필리핀 18,086명, 말레이시아 7,819명, 태국 3,082명, 베트남 328명, 미얀마 228명, 브루나이 141명, 캄보디아 126명, 라오스 19명 순으로 총 91,186명이다.3) 6월 1일 기준 아세안 회원국 총 확진자 91,186명은 당일 세계 확진자 6,171,181명의 1.47%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유럽 그리고 북미대륙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확진자 발생수가 적은 편이라고 볼 수 있다. 확진자가 절대적으로 적은 것은 아니지만 아세안 국가의 현실적인 여건을 감안해보면 대응 결과가 나쁜 편은 아니다. 아세안의 대응에 대한 무차별적인 비판이 생산적인 논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막연한 ‘기대’보다는 아세안의 ‘현실’이라는 측면을 고려해서 발전적 전망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세안은 주지하는 바와 같이 전반적으로 ‘선진국’ 범주에 속하는 지역이 아니라 ‘신흥시장, 개발도상국’에 속하는 국가가 훨씬 더 많고, 코로나19 대응의 결과가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하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관련하여 두 가지 차원에서 질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아세안은 어떤 대응을 했는가? 2020년 아세안 의장국을 수임하고 있는 베트남의 효과는 국가적 차원과 지역적 차원에서 어떻게 발휘되었는가? 이러한 질문은 코로나19 이후 지역 또는 세계질서의 형성과 운영과 관련된 질문이다. 둘째는 아세안 역내 두 국가인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사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대응이 갖는 두 국가의 함의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아세안 10개국 중에서 흥미로운 사례인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자 한다. 초기에 싱가포르는 성공한 사례라고 회자되었는데, 왜 방역에 실패한 사례가 되었는가를 주목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인도네시아는 다양한 쟁점을 갖고 있는 사례로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주목하고자 한다.
아세안 의장국 베트남의 효과
2019년 12월 8일 신종 전염병인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하고, 2020년 5월 현재까지 본 감염병에 대한 대처 결과의 성패는 ‘초기 대응’에 달려있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초기’에 이 바이러스가 매우 위험한 것임을 인지하여 곧바로 적극적인 방역을 했는가에 결과가 달려있다. 그렇기 때문에 3월 12일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이하 WHO)에 의한 세계대유행 혹은 팬데믹(pandemic) 선언이 있기 전 2019년 12월과 2020년 1월에 중국에서 좀 더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이 상황을 인식하고 대처했다면,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우한 바이러스’ 명칭을 고집하고, ‘중국인’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키면서 WHO와 중국의 밀월관계를 전제로 WHO를 비판하는 미국의 입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WHO가 모든 대응에 있어서 완벽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WHO가 누구도 알 수 없었던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의학적 사실을 인식해 가는 과정에서 초기에 그에 따른 대응지침을 만들고 국제적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하는데 가이드가 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필자는 잠정적으로 ‘초기’에 개별 지역이나 국가에서 WHO의 코로나19 대응지침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하면서 따랐는가, 즉 WHO와의 공조는 성공을 위한 매우 중요한 출발이라고 생각하고 있다.4)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WHO 코로나19 대응지침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지점이다. 5월 20일 세계보건총회의 사무총장은 한국정부가 메르스(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MERS) 사태 이후 구축한 매뉴얼 즉, 환자를 찾아내고(find), 격리시키고(isolate), 검진하고(test), 치료하고(care) 그리고 모든 접촉자를 추적하는 것(trace every contact)은 첫 번째 파고를 잠재울 수 있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하였다.5)
한국의 방역모델(K-방역)이 글로벌 모델이 되었다는 것은 이러한 매뉴얼이 매우 성공적임을 의미한다. K-방역의 근간은 진단용 테스트를 생산해 낼 수 있었던 기술력이었고, 이러한 준비는 메르스 사태의 학습효과이다. 현재 K-방역모델은 3T-진단(Testing), 추적(Tracing), 치료(Treatment)-로 정리된다. 그러나 실제로 “환자를 찾아내고(find), 격리시키고(isolate), 검진하고(test), 치료하고(care) 그리고 모든 접촉자를 추적하는 것(trace)”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의학적 능력, 보건시스템, 정부의 의지, 과학기술적 지원, 시민적 역할 등 매우 복합적 차원이 결합될 때 가능한 것이다. 한 국가에서 성공적인 ‘방역시스템’을 갖춘다고 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는 아니다. 사실 국경 봉쇄와 같은 것은 이러한 전체 시스템 중에서 바이러스로부터 또는 전염 매개자로부터 격리를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을 뿐이다. 만약 과학기술에 기반 한 의학·보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면, 국경봉쇄 또는 공항폐쇄와 같은 것은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역적 협력체로서 아세안은 어떻게 대응했는가? 아세안 내부에서는 2019년 12월 30일에 중국 우한으로부터 의학적 이상현상이 발생하여 경계상태를 가져야 한다고 처음으로 인지하였고, 2020년 1월 3일에 아세안 사무국 보건담당부서는 중국에서 “정확히 원인을 설명할 수 없는 급성폐렴 환자 클러스터”가 발생했다는 보고서를 첫 입수하였다. 그로부터 2020년 2월 14일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아세안 의장국 성명서(Chairman’s Statement on ASEAN Collective Response to Outbreak of Coronavirus Disease 2019)”가 처음으로 공식 발표되었다. 본 성명서에는 1월 30일에 WHO가 “국제적으로 공중 보건의 심각한 위기적 상황”이라고 인지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아세안 차원의 지역적 대응을 체계화할 것을 밝히고 있다. 아세안은 WHO의 역할을 매우 중시한다고 강조하였고, 역내 지역적 차원과 역내 국가 간 가능한 모든 지역협력을 가동할 것을 밝혔고, 특히 아세안 보건담당부서는 아세안+3(한·중·일) 보건 고위급회담을 2월 3일에 가동하면서 한·중·일의 선진 경험을 수용할 준비를 한 것이다.
2월 14일 의장성명서에는 이러한 다층적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감염병에 대한 예방(prevention), 발견(detection) 그리고 처방(treatment)6)할 것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7)이것은 코로나 19에 대한 K방역모델인 “환자를 찾아내고(find), 격리시키고(isolate), 검진하고(test), 치료하고(care) 그리고 모든 접촉자를 추적하는 것(trace)”의 다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같은 문구를 활용한 것은 아니지만, 아세안도 2월 초부터 우리나라와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인식을 전반적으로 공유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아세안이 초기에 이러한 인식을 빠르게 한 것에 비해, 3월 11일 팬데믹 선언 이후 오히려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지만(Li-Lian 2020), 필자는 아래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오히려 WHO가 중국과 미국 사이의 갈등으로 3월 한 달을 소모한 그 파급효과가 더 크다고 본다.
2020년 아세안 의장국은 베트남이고, 베트남 총리인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이 아세안의 의장이다. 아세안 의장인 베트남 총리는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을 처음부터 WHO와 공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국제적 차원에서 코로나19를 이해하는 지식과 정보의 폭과 넓이가 지역적 차원에서 대응하는 과정으로 전개될 수 있었고, 이러한 흐름은 베트남 개별국가에서도 충분히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은 아세안 회원국 중에서도 유난히 초기부터 국가적 차원에서도 2월 1일 중국 국경폐쇄, 2월 3일부터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임시휴교령, 3월 18일부터 모든 비자발급 중지, 4월 1일부터 외출 제한령을 전국에 발표하고, 공공장소에서 3명 이상 모이는 것을 금지 등 적극적인 대응을 한 사례이다. 그래서 4월 24일 이후 환자나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필자는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베트남이 이 사태에 대해서 접근하는 지식과 정보 그리고 의장국이 지어야 할 책임성 등은 지역적 차원뿐만 아니라 베트남 개별 국가적 차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이러한 사태가 있기 이전부터 아세안은 ‘규범적으로 옳은’ 글로벌 가치와 방향에 대해서 대체로 잘 숙지해왔으며, 그것을 지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가치와 규범을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 능력의 한계-과학기술능력의 한계, 제도의 불충분, 인력자원의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점이다. 어찌되었든 베트남은 이번 코로나19가 상당히 위험하다는 WHO와의 인식을 처음부터 공유하면서 아세안 의장국으로,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인식과 대응을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은 2월 19일부터 보건위기에 대한 매우 다차원적인 공조체제를 발동하였다. 관련하여 아세안이 만든 기구나 조직도 광범위하다.8) 그리고 4월 14일에는 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와 아세안+3 특별 정상회를 가상으로 진행하였다. 이러한 특별 정상회의를 통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기금이 마련되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아세안이 코로나19라는 전염병 위기에 대응하면서 가장 심각한 우려를 하는 것은 보건위기가 경제위기로, 경제위기가 사회정치적 위기로 확산되지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중국과 미국 사이에 아세안의 균형전략은 여전히 중요하고 앞으로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아세안에 있어 중국과 미국의 갈등과 경쟁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 하는 것은 아세안에게 있어 생존전략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은 우한에서 확진자가 잦아든 3월 중순부터 일명 중국의 마스크외교, 보건실크로드(Health Silk Road)의 일환으로 아세안에게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3월 31일 아세안-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7개 합의사항을 도출했다. 이에 질세라 미국 국무부도 3월 31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자금을 지원하거나 4월 1일 미-아세안 고위급 코로나19 대응 화상회의를 개최하여 공중보건 학업을 하는 미국 내 아세안 학생의 장학금 지원 등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소위 ‘코로나 냉전(Cold War in Covid-19)’으로 일컬어지는 현재의 중국과 미국의 갈등은 아세안에게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아세안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어느 한쪽도 배제하지 않으며, 어느 한쪽도 우위적으로 선택하지 않으며 아세안 이익에 부합하도록 중국과 미국을 상대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전략은 코로나19로 인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극복하기 위한 앞으로의 행보에서도 더욱더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은 4월 24일 아세안 차원에서 확진자수가 매우 감소한 것을 인지하고, 곧이어 역내 관광부장관회의를 통해 경제적 대응회의를 시작한 것도 이러한 현실적 이유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 아세안 의장국이 베트남이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대외정책을 매우 잘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은 아세안 차원에서는 매우 다행스러운 요소라고 본다.
아세안 각 국의 현황, 1인당 GDP와 거버넌스 지수와의 관계성
중국 우한에서 2019년 12월 8일에 확진 클러스터가 보고되고, 태국은 2020년 1월 13일, 베트남, 싱가포르, 캄보디아는 1월 23일, 말레이시아는 1월 26일, 필리핀은 1월 30일, 인도네시아는 3월 2일, 브루나이 3월 9일, 동티모르 3월 21일, 라오스와 미얀마는 3월 24일 첫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아래 표에서 5월 24일 기준으로9) Worldometer에서 제공하는 아세안 각국의 상황을 정리한 것이다.
인구 | 총확진자(명) | 사망자(명) | 총검진수(명) | 검사건수/백만명당 | 1인당GDP | GEWGI | |
브루나이 | 437,024 | 141 | 1 | 18,411 | 42,128 | 27,872 | 85 |
캄보디아 | 16,693,317 | 124 | 0 | 16,007 | 959 | 1,620 | 35 |
인도네시아 | 273,208,135 | 21,745 | 1,351 | 239,740 | 877 | 4,163 | 58 |
라오스 | 7,263,819 | 19 | 0 | 5,194 | 715 | 2,670 | 24 |
말레이시아 | 32,320,265 | 7,185 | 115 | 500,469 | 15,485 | 11,136 | 80 |
미얀마 | 54,370,772 | 201 | 6 | 17,875 | 329 | 1,244 | 13 |
필리핀 | 109,419,831 | 13,777 | 863 | 287,294 | 2,626 | 3,294 | 57 |
싱가포르 | 5,845,390 | 31,068 | 23 | 294,414 | 50,367 | 63,987 | 100 |
태국 | 69,781,627 | 3,040 | 56 | 328,073 | 4,701 | 7,791 | 65 |
베트남 | 97,243,794 | 324 | 0 | 275,000 | 2,828 | 2,739 | 57 |
총계 | 666,583,974 | 77,624 | 2,415 | 1,982,477 |
코로나19의 아세안 각 국의 현황
출처: * 아세안 각 국의 현황은 Worldometers 5월 24일자 오전 8시 기준-인구, 총확진자, 사망자, 총검진수, 백만명당 검사건수-에서 작성된 것임.
** 1인당 GDP는 IMF가 제시하는 2019년 기준으로 1인당 GDP임(달러기준)
*** GEWGI는 World Bank에서 측정하는 거버넌스지수(World Governance Index)중에서 2018년 기준정부 효과성(Government Effectiveness) 점수를 표시한 것임.
아세안 회원국 10개국 중에서 확진자 단순 총계로만 보았을 때, 가장 많은 확진자수가 발생한 곳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순이다. Worldometer가 제공하는 자료로 인구 100만 명 당 전체 확진자 수는 싱가포르가 5315명, 인도네시아가 80명, 필리핀 126명, 말레이시아 222명으로 단연 싱가포르가 인구 비율적으로 가장 높고, 말레이시아, 필리핀 그리고 인도네시아 순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가 가장 큰 실패사례로 회자되는 것은 바로 사망자 단순 총계가 아세안 회원국 중에서 제일 높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1,351명, 필리핀 865명, 말레이시아 115명, 태국 56명, 싱가포르 23명이고, 사망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은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이 있다. Worldometer가 제공하는 자료로 인구 100만 명 당 전체 사망자는 인도네시아 5, 필리핀 8, 태국 0.8, 싱가포르 4이다. 즉, 인구 100만 명 당 사망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필리핀이다.
그리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검진했는가를 보면, 총검사건수로만 보았을 때는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순이고, 인구 백 만 명 당 검사건수 비율을 보면 싱가포르 50,367, 브루나이 42,128, 말레이시아 15,485, 태국 4,701, 베트남 2,828 순이다. 전체 확진자가 발생한 비율은 1인당 GDP와 WGI에서 정부효과성지수(Government Effectiveness Index)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즉, 싱가포르는 아세안 회원국 중에서 1인당 GDP가 가장 높고, 정부효과성 지수도 100점 만점에 거의 100점에 가까운 싱가포르가 가장 많은 확진자를 양산했다. 1인당 GDP도 낮고, 정부효과성 지수도 낮은 캄보디아와 라오스가 낮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없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1인당 GDP와 정부효과성지수가 높을수록 높은 검사건수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Worldometer에서 제공한 국가별 총검사건수를 5월 6일과 5월 24일 두 시점을 비교해 보았을 때, 브루나이 14,610에서 18,411로 3,801 증가, 캄보디아 12,611에서 16,007로 3,396 증가, 인도네시아 121,547에서 239,740로 118,193 증가, 라오스 2,418에서 5,194로 2,776 증가, 말레이시아 213,220에서 500,469로 287,249 증가, 미얀마 9,037에서 17,875로 8,838 증가, 필리핀 130,889에서 287,294로 156,405 증가, 싱가포르 143,919에서 294,414로 150,495 증가, 태국 227,860에서 328,073로 100,213 증가, 베트남 261,004에서 275,000로 13,996 증가되었다. 전반적으로 모든 국가들이 검진을 계속적으로 확대해서 진행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에서 그 검진수를 더욱 더 확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세안 바이오디아스포라 가상센터(ASEAN Biodiaspora Virtual Center, ABVC)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지역적 차원에서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를 계속적으로 밝히고 있는데, 그 내용 중에서 아세안 회원국의 전염성취약성지수(Infectious Disease Vulnerability Index, IDVI)가 있는데, 전염병에 대한 준비성과 반응성 정도를 국가적 차원에서 측정한 것이고 점수가 높을수록 취약한 것이다. 코로나19의 경우 브루나이는 0.763, 캄보디아 0.355, 인도네시아 0.563, 라오스 0.355, 말레이시아 0.761, 미얀마 0.448, 필리핀 0.545, 싱가포르 0.878, 태국 0.711, 베트남 0.626이다. 그래서 가장 취약한 국가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순이다.
제4기 파동 속의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1월 23일 우한에서 온 중국인 관광객이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4번의 사이클을 경험하고 있다. 첫 번째 파동(Wave 1)은 1월 한 달, 두 번째 파동(Wave 2)는 3월 지역감염이 전개되는 시기이다. 세 번째 파동(Wave 3)는 해외에 있는 싱가포르 시민과 유학생을 본국으로 적극적으로 귀국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시기이다.10) 그리고 네 번째 파동(Wave 4)가 4월 초부터 현재까지 이주노동자 밀집지역에서 발생하여 4월 12일부터 1일 확진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시기이다. 아래 표를 보았을 때, 5월 13일을 기준으로 1일 확진자 발생추이가 꺽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싱가포르정부는 현 4번째 단계를 매우 심각한 상태로 인지하고, 4월 7일에 6월 1일까지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 상태 즉, 완벽히 사회가 움직이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싱가포르 정부는 6월 2일로부터 서킷브레이커 상태로부터 벗어나는 상태를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11)
싱가포르 코로나19 상황이 보여주는 함의는 방역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첫째로는 중국과의 연계성이다. 1월 말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확진자는 ‘우한에서 온 중국인’ 때문이었다. 그래서 1월 23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곧, 우한발 비행노선중지와 후베이성 여행 자제령과 중요한 일 외에 중국 본토 여행 자제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조취를 취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이 지역감염확산이 막지 못하였다. 이것이 코로나19가 전염성이 매우 높다는 특징 때문이기도 하다. 싱가포르는 사스(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감염병 사태를 경험한 이후 위험정도에 따른 대응체계를 체계화하여 ‘질병발생대응시스템(Disease Outbreak Response System)’을 만들었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응시스템 매뉴얼에 맞춰 진행하였고, 3월 말에 오렌지단계였는데, 현재까지도 ‘오렌지단계’이다.12) 그러나 상황이나 다양한 조치를 보았을 때는 ‘레드단계’가 맞는 것 같은데, 5월말 현재도 오렌지단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억지스러워 보인다.
둘째, 싱가포르 정부는 3월 11일 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자국민의 보호를 위해서 해외에 나가 있는 싱가포르 영주권자와 유학생을 적극적으로 귀국시키는 조치를 취하였다. 특히 미국, 영국에 있는 유학생들을 귀국시켰으며,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항공서비스가 중단되어 싱가포르 외교부와 싱가포르 종교위원회(Islamic Religious Council of Singapore)와 협력하여 이집트에 있는 211명의 싱가포르 유학생, 요르단에 있었던 178명 학생 등을 귀국시켰다(Saat 2020).
셋째, 싱가포르 정부가 가장 비판을 받고 있는 지점은 소위 S11 기숙사(S11 Dormitory and Westlite Toh Guan)라고 부르는 이주노동자 밀집지역에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기대만큼 빠르게 수습하지 못하였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싱가포르 보건부 장관 간김용(Gan Kim Yong)은 5월 12일 정부 브리핑에서 하루에 3만 건 이상 이주노동자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진단하고, 환자를 찾아내 격리시키고, 치료를 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5월 12 일 1일 확진자 발생건수는 2천명이 넘는 상황이었고, 그 이후로 확진자 발생 추이가 줄어드는 경향이지만 여전히 1일 확진자 발생수가 천 명이 넘는데도, S11 지역의 이주노동자를 전면적으로 이주 또는 분리 격리시키거나 폐쇄하지 않고, 부분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이 상황에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의 코로나19 4번째 파동을 통해 싱가포르의 구조적인 문제인 거주민과 이주민에 대한 국가정책의 본질적인 차이가 더 확실히 드러내는 계기를 되었다.
아직 확진자 양적팽창의 정점을 찍지 않은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는 1월에서 2월까지 코로나19 환자가 공식적으로 발생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3월 2일에서야 첫 환자발생을 공식화하였다(Hasyim 2020). 그러나 이때부터 “과연 이러한 발표가 신뢰할만한가”를 계속적으로 의문시하였다. 인도네시아 미디어는 1월 마지막 주부터 바이러스 발생현상을 리포트하였다. 인도네시아 보건부는 2월 4일 본 바이러스가 팬데믹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인지하였고, 3월 13일 대통령 산하 ‘코로나19 신속대응팀(Task Force for Rapid Response to Covid-19)’을 가동하였다. 그리고 4월 3일 No21/2020 ‘대규모사회제약(Pembatasan Social Berskala Besar, PSBB)’ 보건부장관령13)을 발효했다(Lane 2020).
인도네시아는 1월 2월뿐만 아니라 3월 12일 팬데믹 선언이 된 이후 4월 초에서야 중앙정부대책이 나온 것이다. 그러니 3개월 동안의 중앙정부의 대응정책 공백은 지금까지도 많은 확진자와 높은 사망률을 만들어낸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5월 26일 기준 Worldometer가 제공하는 인도네시아 확진자수는 22,750명이다. 5월 24일 기준 Worldometer가 제공하는 인도네시아 확진자수는 21,745명이었다. 이틀 사이에 1,005명이 증가한 것으로 1일 확진자 증가율이 높은 사례에 속한다. 그리고 인도네시아의 경우, 아직 최고의 확진자 발생의 정점을 찍지 않았다고 하는 것이 바로 5월 24일부터 한 달 금식기간인 라마단을 끝내고, 축제기간인 르바란 기간 동안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도네시아의 경우 6월이 정점이 되고, 7월에 정상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몇 가지 쟁점이 존재한다.14) 첫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불협화음설이다. 대표적인 예로서 대통령 조코위(Joko Widodo)와 자카르타 주지사 바스웨단(Anies Baswedan ) 사이의 갈등이다. 바스웨단은 중앙정부의 대처가 매우 미흡하다고 강력하다고 비판하였다. 4월초까지 32명의 의사와 12명의 간호사가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즉, PSBB 정책이 실현되기 전까지 중앙정부는 늑장 대응, 미숙한 대응 등을 이유로 자카르타 주지사는 조코위 대통령을 강력하게 비판하였다. 자카르타 주지사 바스웨단은 자카르타 안에서 더 강력한 사회적 격리조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코위 대통령은 이러한 적극적인 봉쇄정책을 경제적인 이유로 미뤄왔다.
위의 표를 보면, 초기에는 자카르타(DKI Jakarta)15)를 중심으로 확진자 발생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를수록 자카르타로부터 가까운 서부자바(West Java), 중부자바(Central Java)로 확산되었고 5월 20일 이후에는 자카르타에서 가장 먼 동부자바(East Java)에서 확진자수가 최고조에 달하였다. 위의 표에서 보라색 꺾은선이다. 그리고 6월 10일 즈음에는 그 밖의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위의 표에서 초록색 꺽은선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불협화음이 발생한 곳은 자카르타뿐만은 아니었다. 다른 지방정부 또는 시에서도 중앙정부가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진단장비의 제공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반면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하지 못하는 한계들을 선제적으로 그리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사례들이 만들어지곤 하였다(Lane 2020). 따라서 인도네시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을 여러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정할 수 없는 지점은 인도네시아 조코위 정부가 초기에 코로나19 위험성에 대한 인식을 하지 못함으로써 초기대응이 취약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4번째로 규모가 큰 국가이고, 2001년부터 지방자치제가 도입되어 지역정부의 권한이 높은 정치체제이고, 민주화에 따른 정당정치가 활성화된 국가라는 측면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갈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대통령인 조코위는 인도네시아투쟁민주당(Partai Democrat Indonesia-Perjuangan, PDIP)소속이고, 자카르타 주지사인 바스웨단은 현재 특정 소속 정치인은 아니지만 경향적으로 복지정의당(Partai Keadilan Sejahtera, PKS)과 친화적이다. 무엇보다 재선된 조코위와 다음 대선을 출마할 바스웨단의 정치적 이익은 매우 다른 것이며, 민주화된 이후 인도네시아 정치엘리트 충원구조상 지방정부의 주지사, 시장, 군수 등은 매우 중요한 정치적 자원이다. 따라서 코로나19시기 대통령뿐만 아니라 지방정부관련 정치엘리트들은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 즉, 전국적 이슈에서 이들의 목소리는 향후 정치적 영향을 행사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처럼 엄청난 규모의 국가에서 지방의 목소리가 활성화된다고 하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두 번째 쟁점으로는 이슬람적 요소에 관한 것이다. 코로나19처럼 집단감염의 확산이 빠른 경우, 이슬람 종교문화가 매우 ‘집단적’ 또는 ‘공동체적’ 이라고 했을 때 감염의 위험도가 높은 것은 당연하다.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의 경우도 이슬람부흥집회 행사이후에 감염이 확산되었고, 인도네시아의 경우 PSBB가 발표되었지만, 다수가 모이는 기도모임 등이 여전히 진행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인 측면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슬람이 어떻게 긍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는지도 함께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인도네시아 이슬람 시민사회조직들은 코로나19를 극복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Hasyim 2020). 이슬람 종교조직은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공포, 사회적 단절로부터 오는 고립감 등 코로나19사태에서 발생하는 소위 ‘코로나 블루’로 불리는 정신적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종교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코란에는 tha’un이란 용어가 있는데, 이것은 팬데믹으로 번역되는 용어이고, 무함마드 생애에도 몇 번의 팬데믹이 있었고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이 있었는데, 그 해결방법으로 ‘격리’가 언급되어 있다고 한다. 과거의 이슬람학자 중에는 Badhl al-ma’un fi fa이 at-tha‘un(Making the Effort to Surpass Plagues)와 같은 책을 쓰기도 하였다. 즉, 코란을 매일매일 읽는 무슬림에게 과거의 기록을 통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현재의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사태가 우한에서 발생하자 인도네시아 무슬림사회에서는 이 이슈에 대해서 토론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코로나19에 대한 반응도 이슬람조직마다 달리 제기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반대하고 계속적으로 활동하라는 입장을 제출한 그룹도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이러한 입장을 철회하였다.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조직인 나흐다뚤 울라마(Nahdlatul Ulama)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적극적으로 따를 것을 주장했다. ‘NU Peduli COVID-19(NU care for COVID-19)’를 만들어 코로나19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보호하는 지침 등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 규모의 조직인 무함마디야(Muhammadiyah)는 근대주의 이슬람조직답게 코로나19에 대한 WHO의 정보를 제공하고 공유하는 일을 한다거나 코로나19로 인해서 가장 취약한 사회계층들을 돌보는 일들을 진행하였다. 또한 NU와 무함마디야는 라마단 금식기간에 종교적 회합과 르바란 기간 동안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금지하기로 하였다(Hasyim 2020).16) 인도네시아 종교부는 2월 초 올해에는 메카로 떠나는 성지순례 하지(Hajj)를 가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이렇듯 종교가 일상적 삶의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도네시아 사회에서 이슬람 최대조직인 NU와 무함마디야와 최고의 결정기관인 MUI의 역할을 지대하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와 이슬람과의 관계도 여러 측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시대 아세안
20세기에는 1918년 스페인 독감이 발생한 이래, 1957년 ‘아시아 독감(H2N2)’과 1968년 ‘홍콩독감(H3N2)’ 총 3번 있었다. 그러나 21세기 2000년 이후 현재 2020년 단 20년 동안 벌써 5번 있었다고 한다.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2009년 조류독감(NIHI), 2012년 중동호흡기증훈군(MERS), 2013-2014년 에볼라(EVD)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이다. 필자에게 있어 21세기 5번의 팬데믹 중에서 코로나19만큼 큰 충격과 인상으로 남는 것도 없을 것 같다. 아직 코로나19도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되어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필자가 잠정적으로 삼고 있는 결론은 “코로나19 대응의 성공은 바로 이 바이러스가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초기 인식과 초기 대응에 달려있다”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인식과 대응이 ‘팬데믹’ 즉 ‘세계대유행’이라는 차원에서 글로벌(Global)-지역(Regional)-국가(National)-지방(Local) 차원에서 거버넌스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본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았을 때, 동남아지역에는 아세안이라는 지역협력체가 있어서 다른 지역과는 달리 지역적 대응을 하였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나, 아세안이라는 지역협력체가 회원국 모두에게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는가를 보았을 때, 반드시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베트남은 아세안 의장국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위험성을 처음부터 인식하여 국가적 차원에서도 초기부터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비하면,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아세안 회원국 모두가 이렇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적 지도력을 충분히 발휘했는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 부분이다.
아세안 회원국마다 지금까지의 코로나19의 결과는 매우 다르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와 확진자가 많았던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그 중에서도 사망자가 많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상황은 매우 다르다. 아직 인도네시아 경우 확진자가 정점을 찍을 달이 6월로 예상되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할퀴고 간 후 경제적 피폐함은 모든 국가에게 상당하다. 개별 국가에서도 취약한 계층일수록 코로나19에 대한 경제적 피해는 더 크기 때문에 전 지구적 차원에서도 가난한 국가들의 경우 그 경제적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코로나19로 인한 보건위기가 경제위기로, 이 경제위기가 정치 및 사회위기로 전화되지 않도록 비장한 노력을 기울일 때라고 본다. 특히 아세안은 글로벌 차원과 아세안 회원국의 국가적 차원의 경제적 대응 노력 또한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자소개
최경희(kalli@snu.ac.kr)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박사학위를 2004년에 취득하고, 한국동남아연구소와 주아세안대한민국대표부 선임연구원을 역임했다. 비교정치로 박사학위를 받고, 인도네시아지역연구, 아세안연구 그리고 한국기업의 동남아시장진출을 위한 현지화전략·소비시장·소비문화 연구를 진행했고, 현재는 인도네시아 이슬람금융의 정치적 맥락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는 “인도네시아 조코위 대통령 재선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다양성Asia』 2019년 6월호), 『신남방정책과 이민협력』(2019, 이민정책연구원 공동연구), “제6장 아세안: 아세안 중심성과 대화와 협력의 지역협력” 『2019 동아시아 전략평가』(2019, 공동연구),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 2기 정부 정책 전망』(2019, 외교부연구과제 연구책임) 등이 있다.
1) 본 원고는 ‘코로나19와 아세안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내용을 작성하고 있는데, 코로나19의 상태가 매우 유동적이기 때문에 이 글을 작성하는 시기인 6월초 상황과 이 글을 웹상에 게시하는 6월말의 상황이 매우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독자는 해석해주시기 바란다. 사실과 그 사실을 해석하는 내용이 연동되는 것이기 때문에, 5월말과 6월초 사이에 드러나는 사실이, 6월말에 확연히 달라진다면 해석은 매우 변화할 수 있다. 경향적으로 드러나는 사실이 시기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해석이 6월말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전제로 글을 작성하고자 한다.
2) JHU.https://gisanddata.maps.arcgis.com/apps/opsdashboard/index.html#/bda7594740fd40299423467b48e9ecf6(검색일: 2020년 5월23일)
3) JHU에서 2020년 5월 23일 오후 6시 기준으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동티모르는 24명의 확진자이다. 동티모르는 아직 아세안 회원국이 아니기에 본 원고에서는 논의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4) 5월 22일 미국 ABC 방송과 우리 정부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앵커는 미국과 한국은 1월 2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병되었는데, 현재 두 나라의 결과는 발생률과 사망률에서 현저한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왜 그러한지를 첫 번째 질문으로 강경화 장관에게 하였다.
5) 세계보건기구.
https://www.who.int/dg/speeches/detail/who-director-general-s-opening-remarks-at-the-media-briefing-on-covid-19—20-may-2020(검색일 2020년 5월 24일)
6) 현재 아세안 홈페이지에는 ASEAN Health Sector Efforts in the Prevention, Detection and Response to Coronavirus Disease 2019로 되어 있다.
7) 아세안. https://asean.org/storage/2020/02/ASEAN-Chairmans-Statement-on-COVID-19-FINAL.pdf(검색일 2020년 5월 24일)
8) 아세안 역내 코로나19를 대응하기 위한 기구들은 ASEAN Center of Military Medicine, Network of ASEAN Chemical, Biological and Radiological Defense Experts, ASEAN Defense Ministers, ASEAN Emergency Operations Centre Network for Public Health Emergencies, ASEAN Risk Assessment and Risk Communication Centre, ASEAN Coordinating Council Working Group on Public Health Emergencies, ASEAN Center for Humanitarian Assistance on Disaster Management 등이다.
9) 본 절에서는 아세안 각 국의 코로나19 현황을 Worldmeters에서 제시하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물론 글의 도입부에서는 JHU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제공했다. 두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다. 하지만 이 사실 자체가 글로벌 차원의 정보수집과 해석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오는 현실이기 때문에 두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자체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사실의 경향적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갖고자 한다.
10) 위키페디아. https://en.wikipedia.org/wiki/COVID-19_pandemic_in_Singapore(검색일 2020년 5월 24일)
11) 첫 번째 단계는 재개방기(Re-opening), 두 번째 단계는 안전한 이행기(Safe transition), 세 번째 단계는 안전한 국가(Safe Nation)이다. 자세한 조치들은 싱가포르 보건부 사이트를 참조할 것. https://www.gov.sg/article/ending-circuit-breaker-phased-approach-to-resuming-activities-safely(검색일 2020년 5월 24일)
12) 싱가포르보건부. https://www.moh.gov.sg/covid-19(검색일 2020년 5월 24일)
13) PSBB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주민들의 사회적 활동을 제약하는 것을 말한다. 외출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택에서 근무하고, 종교활동제한, 공공장소 및 공공시설 활동 제한, 사회문화 활동 제한 등이다. 이 장관령의 지정절차는 주지사·군수·시장 또는 코로나19신속대응팀장 제청→ PSBB 지정 관련 팀 검토, 지정 여부 추천(최대 1일내)→보건부장관 결정(최대 2일내)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지침과 내용은 주별로 다르다. 자세한 내용은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공지사항에 매우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14) 인도네시아 코로나19에 관한 여러 가지 쟁점 중에 경제적 타격에 대한 대응의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모든 국가에 해당되는 문제이고, 그 내용 또한 방대하여 이번에는 지면관계상 제외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인도네시아 당국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상수지 적자는 39억 달러(한화 약 4조 8,000억 원)이었으며, 이는 이전 분기인 2019년 4분기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Emerics 2020/5/22). 즉, 코로나19로 인한 수입 감소 및 국내생산감소로 경제적 어려움이 날로 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와 경제이슈는 많은 논의를 필요로 한다.
15) 자카르타의 공식명칭은 Daerah Khusus Ibukota Jakarta이다. 직역하면 ‘특별한 어머니와 같은 도시 자카르타’이고, 자카르타는 특별주로서 인도네시아 수도이자, 34개 주(provisi) 중의 하나이다.
16) 사실 무슬림에게는 하루에 다섯 번 기도하는 것, 금요예배에 참석하는 것 등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종교적 의무가 많다. 그러나 코로나19와 관련된 지역과 사람 등에게는 NU, 무함마디야, MUI에서는 이것을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는 지침을 제시하여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지지하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적극적으로 수행하였다.
참고문헌
- 김희숙 외 5. 2020. “코로나19에 맞선 동남아의 대응: 초기 대처과정의 잠정적 함의,” 『전동연 이슈페이퍼 1』. 전북대학교 동남아연구소.
- Li-Lian. Sharon Seah. 2020. “ASEAN’s Covid-19 Pandemic Response: Practical Next Steps,” ISEAS Perspective No.47.
- Lane, Max. 2020. “The Politics of National and Local Responses to the COVID-19 Pandemic in Indonesia,” ISEAS Perspective No.46.
- Hasyim, Syafiq. 2020. “Covid-19, Islamic Civil Society and State Capacity in Indonesia,” ISEAS Perspective No.39.
- Saat, Norshahril. 2020. “Covid-19: Challenges for Singapore Islamic Studies Graduates,” ISEAS Perspective No.37.
- Chairman’s Statement on ASEAN Collective Response to Outbreak of Coronavirus Disease 2019.
- Declaration of the Special ASEAN Summit on Coronavirus Disease 2019(Covid-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