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업계의 코로나19 영향은 비교적 미미, 양질의 프로그래밍 교육에 대한 니즈 증가 예상 –
– 코로나 상황 속,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100% 전환 –
– 베트남 진출 시, 현지 실정에 맞는 진출 방향성 설정, 주기적 회고 통한 계획 수립이 중요 –
2020 Vietnam IT Market 리포트에 따르면, 2019년 베트남 ICT 종사자는 103명으로 전체 산업 인구의 1.9% 불과하다. 그러나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비중은 14.3%를 차지하며 ICT 노동생산성은 베트남 평균의 7.6배, 농림 수산업의 18.7배에 이른다. 아직까지 베트남 IT 산업은 외국 글로벌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베트남 정부의 ‘메이크인(Make In Vietnam)’이라는 4차 산업혁명 양성 슬로건과 함께 IT와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와 변화들이 베트남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에, KOTRA 호치민 무역관은 2020년 팬데믹 상황 속 베트남 진출 이후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는 멋쟁이사자처럼(Likelion)의 공동창업자 나성영 COO(최고운영책임자)를 인터뷰했다. 이를 통해 향후 베트남 진출을 계획하는 우리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
Q. 귀사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멋쟁이사자처럼 공동창업자 나성영입니다. 현재는 COO(최고운영책임자) 및 베트남 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멋쟁이사자처럼은 2013년도부터 IT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성장을 돕고 있는 회사입니다. 2013년 서울대를 시작으로 국내외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래밍 교육을 제공해왔으며 2018년 영리법인으로 전환 후 온·오프라인을 통해 프로그래밍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국내 시장에서 프로그래밍 교육에 집중했다면, 향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IT 팬데믹에 필요한 교육(프로그래밍, 디자인, 기획, 비즈니스 등)과 커뮤니티를 제공하며 글로벌 차원에서 우리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합니다. 2020년 1월 베트남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고 2021년 10월 미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습니다.
Q. 베트남은 어떻게 진출했는지 궁금합니다.
A. 스타트업으로서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은 언제나 있었습니다. 멋쟁이사자처럼이 영리법인으로 전환되고 사업 구조와 조직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자마자 저희는 해외 진출에 대한 막연한 생각을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바꿔나가기 시작했죠. 그리고 그 첫 번째를 베트남 호찌민에서 시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베트남의 높은 교육열과 수 많은 젊은 인구, 스타트업 열풍, 개발자 공급, 수요 불균형 등 각종 기사와 연구 자료에서 베트남 내에서의 IT 교육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청담러닝, 정상어학원 같은 전통적인 국내 교육 업체들뿐만 아니라 콴다 같은 에듀테크의 스타트업이 베트남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작은 스타트업인 저희는 다른 업체들의 사례와 신문 기사 등만을 토대로, 귀중한 시간과 비용을 투입할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베트남 내에 IT 교육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홍보용 콘텐츠와 강의 소개 페이지를 제작한 이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전 강의 모집을 진행해 수요를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현지 경쟁업체, 잠재고객 인터뷰 등을 통해 실제 온라인 상에서 확인한 잠재수요가 실수요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면밀히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베트남 시장에서 멋쟁이사자처럼이 진행해왔던 교육 방식을 적용해 양질의 IT 교육을 제공한다면 호찌민, 하노이 등 베트남 주요도시를 넘어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로 확장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고 현지 법인설립과 팀 파견을 결정했습니다.
Q. 베트남 진출 시 실질적인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A. 사실 어떤 것도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법인을 설립하고 사무실을 구하는 등의 초기 세팅 과정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과는 행정 프로세스가 복잡하게 되어 있어 언제나 계획했던 일정을 넘어가는 것은 부지기수였고 이로 인해 사업 계획을 계속해서 수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베트남의 특수한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베트남으로 출국 전 그리고 입국 이후 초반에 세부적인 액션플랜까지 세웠던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하기도 했습니다. 각 대학교 내에서 멋쟁이사자처럼 동아리를 설립해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국과는 다르게 동아리 설립절차가 까다로워 현실적으로 진행이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보다 꼼꼼한 시장조사를 통해 위 문제를 미리 확인했다면 좋았겠지만, 한국에서의 상식이 베트남에서는 상식이 아닌 경우들이 꽤나 많다는 사실을 직접 시장에 부딪히며 배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Q. 베트남 소비자의 특성은 어떠한가요?
A. 한국과 마찬가지로 베트남 역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 결제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카드 보급률이 낮아 대체로 직접 현금 결제 혹은 계좌이체를 주로 사용합니다. 또한 메시지 광고를 메인 판매 전략으로 사용합니다. 판매 업체는 소비자와 직접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Zalo, Facebook messenger 를 활용합니다. 한가지 특이한 점은 상품 설명을 아무리 잘해놓아도 읽지 않고 바로 메세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판매자가 실제로 물건을 파는 사람인지, 아니면 광고만 올려놓은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체험’입니다. 물품 or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간을 제공하는 것이 판매율이 높았는데요. 실제로 어떤 점이 좋은지를 좋은지 체크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험은 무료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원해 구매를 위한 DB 확보에 보다 유리했습니다.
Q. 베트남에서 이룬 성과들은 무엇인가요?
A. 저희는 지난 1년 반 동안 1) 공신력 있는 교육 기관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고, 2) 온라인 교육 플랫폼 구축을 통해 교육 대상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LIKE LION VN은 백화대학교, 공업대학교, 경제대학교, 인사대학교, 환경대학교 등 베트남 내 10여 개의 교육기관과 창업진흥원 등과 전략적인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하고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500여 명 이상의 대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 교육과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해왔습니다. 단발성 교육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학과 단위의 교육을 요청하는 등 장기적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현지 내 공신력 있는 교육기관으로서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하였습니다.
또한 코로나19 상황으로 교육 환경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프로그래밍 교육플랫폼을 론칭해 상황에 대응함과 동시에 교육 대상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수요에 비해 양질의 온라인 프로그래밍 교육 콘텐츠가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고객의 니즈와 시장의 상황을 고려해 2021년 3월 MVP(Minimum Viable Product) 형태의 플랫폼을 출시했고 현재는 Python과 같은 기초 언어 교육부터 딥러닝(Deep Learning)과 같은 심화 교육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향후 추가 콘텐츠 확보와 본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빠르게 확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료: Likelion
Q. 베트남은 4차 산업혁명으로 IT 개발자들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 시장의 비전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A. 이 시장의 성장가능성은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IT 개발자의 공급은 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수요와 공급의 간극은 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양질의 프로그래밍 교육에 대한 니즈는 보다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양질의 프로그래밍 교육을 제공하는 회사가 많지 않은 것도 저희에게는 큰 기회의 측면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코로나 사태 이전과 이후로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어떤 것인가요?
A. 사실 베트남 진출 직후에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했던 상황이라서 크게 다른 점은 없습니다. 다만, IT 교육업 전반의 측면에서 본다면, 온라인 교육으로의 전환과 온라인 교육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온라인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교육의 효과를 효율적으로 높일 수 있는지는 모든 IT 교육 Player들이 함께 고민해야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Q. 베트남에 진출할 한국 기업들에 조언 부탁합니다.
A. 저희도 아직까지는 베트남에서 훌륭한 비즈니스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1년 반이라는 시간동안 저희가 배운 것은 끊임없는 현지화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시작이 한국 회사이고, 한국에서 잘 작동했던 사업모델이 있고 팀을 이끄는 사람들이 한국인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한국 시장의 경험과 시각으로 베트남 시장을 바라보는 우를 범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회사가 가진 비전을 현지 시장에 맞게 달성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통해 방향성을 설정하고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도 주기적인 회고를 통해 우리가 베트남 시장에 맞는 답을 찾고 있는지 점검하시기를 추천합니다. 저희도 그러려고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IT기업,스타트업들이 베트남에 많이 진출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제조업 기반의 한국 회사들이 많습니다. 이건 제 욕심일 수는 있겠지만 많은 IT 기업이 베트남으로 진출해 함께 고민을 나누고 시너지가 날 수 있는 협업을 진행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가 쌓은 경험과 도메인 지식이 한국 스타트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사점
전 세계적으로 IT 개발자의 공급은 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 전반에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수요와 공급의 간극이 크게 나타났다. 괄목할 만한 점은 팬데믹 상황 속 베트남의 전 산업분야에 경제적 타격이 컸던 반면, IT 업계의 코로나19 영향은 비교적 미미하다는 점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팬데믹으로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 됨에 따라 이러한 변화에 빠르고 적극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기업들이 경제적 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베트남 경제가 완전히 재개된 상황은 아니지만,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만큼 베트남 진출을 도모하는 우리 기업들은 현지 실정에 맞는 진출 방향성을 설정하고 계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주기적인 회고를 통해 베트남 시장의 수요에 맞춰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자료: 2020 Vietnam IT Market, 기업 인터뷰, Likelion 등 KOTRA 호치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