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지원 속에 2020년까지 급격히 성장 –
– 최근 비상사태와 정책 혼란으로 위기 맞아 –
미얀마는 아세안(ASEAN) 지역의 다른 저개발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육상 교통 인프라가 매우 열악한 나라다. 경제수도인 양곤이나 북부 지역의 중심인 만달레이 등은 나름대로 괜찮은 교통망을 갖추고 있지만 대도시를 벗어나 외곽으로 진입하면 바로 낙후된 도로 환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지난 2016년 발표한 자료에서 미얀마 전체 인구의 20%가 아예 도로망과 인접하지 못한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구나 국가 전체 도로망의 60% 가량은 비포장 상태이다.
인프라뿐만 아니라 차량들도 사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이다. 그 동안 해외에서 수입된 차량 대부분이 오래된 연식을 가진 중고차들인데다 제때 교체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미얀마가 이미 오래 전 도로 시스템을 우리나라와 같은 우측통행 방식으로 변경했음에도 아직까지 운전석이 우측에 위치한 차량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까지 미얀마 전체 차량의 무려 80% 가까이가 운전석이 우측에 위치한 채로 우측통행 도로 위를 달린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처럼 도로망 자체도 부족하고 그나마 있는 인프라도 열악한데다 그 위를 운행하는 자동차들도 대부분 내용연수가 한참 지난 노후 차량이었기 때문에 교통 인프라의 개선이나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미얀마 정부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노후 차량들이 도로를 가득 채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강력한 규제안을 꺼내 들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추진 사례는 2011년말부터 시행한 노후 차량 교체 제도이다. 이때 미얀마 정부는 신차 수입 허가권을 부여하는 조건으로 내용연수가 20년 이상 경과한 차량들을 일괄 폐기시켰다. 일본이나 태국의 노후 차량이 폐차 직전 상태로 미얀마에 유입되지 못하도록 아예 우측핸들 장착 차량의 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차량 보급률 확대 계획인 ‘자동차 정책안(Automotive Policy)’를 발표하기도 했다. 미얀마 정부는 15년간 3단계로 나눠서 추진되는 이 중장기 정책을 통해 최종적으로 1천만 대의 자동차를 보급하여 자국민의 자동차 보유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리고자 했다. 특히 신차의 보급비율을 늘리기 위해 단계별로 신차 판매량 목표를 별도로 수립하기도 했다.
중장기 차량보급 계획인 ‘자동차 정책(Automotive Policy)’
추진단계 |
차량 보유율(%) |
차량 운행규모(대) |
신차 판매량(대) |
① 단계 (2019~2023년) |
4 |
2,000,000 |
200,000 |
② 단계 (2024~2028년) |
8 |
4,000,000 |
400,000 |
③ 단계 (2029~2033년) |
20 |
10,000,000 |
1,200,000 |
자료: 미얀마 산업부(Myanmar Ministry of Industry), 자동차 정책(Automotive Policy)
자동차 운행 상황의 개선뿐만 아니라 도로 인프라 확충 또한 함께 추진했다. 2014년에는 일본 국제협력기구(JICA)와 함께 ‘National Transport Master Plan’을 수립하고 2030년까지 예상되는 총 인구 7,390만 명의 88.9%인 6,570만 명이 도로 인프라의 혜택을 받는 것을 목표로 삼기도 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노력 덕분에 자동차 보급은 급격히 증가했다. 실제 2020년 9월에 파악된 자동차 등록대수는 67만 7,830대인데, 이는 불과 9년 전인 2011년의 34만 8,988대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물론 도로 연장의 확충 속도에 비해 자동차 수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기 때문에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대도시인 양곤의 극심한 교통 정체가 대표적인 현상인데, 이에 대한 궁여지책으로 미얀마 자동차등록청(RTAD, Road Transport Administration Department)이 2016년도부터 수입차량에 대한 차용증(Garage Certificate) 발급을 중단하며 양곤市 번호판 취득을 막기도 했다.
자동차 보급정책의 영향으로 수입 또한 급격히 증가했다. Global Trade Atlas의 자료에 따르면 배기량 1.5 초과 3.0 이하 가솔린 차량(HS Code 870323)의 2020년 총 수입액은 1억 4,108만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17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태국이 3,062만 6,000달러로 전체의 22%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고, 일본(14%), 미국(12%), 인도네시아(10%), 한국(9%) 등이 뒤를 이었다. 태국에서 수입된 자동차가 유독 많은데, 이는 미얀마의 해상물류가 발달하지 못해 교역의 상당부분을 태국과의 국경무역 게이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선적과 하역이 힘든 차량의 경우 태국에서 육로로 탁송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쉬워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심지어 수입이 금지된 오래된 연식의 중고차를 태국에서 거래한 후 육로로 운전하여 미얀마에 반입하는 편법이 횡행하기도 한다.
최근 3년간 배기량 1.5 초과 3.0 이하의 가솔린 차량(HS Code 870323) 수입규모
국가명 |
수입금액 |
비중 |
증감률 2019/2020 |
||||
2018 |
2019 |
2020 |
2018 |
2019 |
2020 |
||
태국 |
3,110 |
10,976 |
30,626 |
3 |
9 |
22 |
179 |
일본 |
61,391 |
42,803 |
19,686 |
58 |
37 |
14 |
-54 |
미국 |
3,372 |
7,932 |
16,721 |
3 |
7 |
12 |
111 |
인도네시아 |
2,055 |
9,363 |
14,098 |
2 |
8 |
10 |
51 |
한국 |
3,909 |
4,526 |
12,343 |
4 |
4 |
9 |
173 |
중국 |
2,466 |
8,877 |
8,602 |
2 |
8 |
6 |
-3 |
캐나다 |
23 |
1,956 |
7,217 |
0 |
2 |
5 |
269 |
싱가포르 |
11,070 |
11,274 |
6,866 |
10 |
10 |
5 |
-39 |
말레이시아 |
98 |
688 |
4,966 |
0 |
1 |
4 |
622 |
베트남 |
|
2,131 |
4,682 |
0 |
2 |
3 |
120 |
기타 |
18,400 |
15,871 |
15,279 |
17 |
14 |
11 |
-21 |
총계 |
105,893 |
116,397 |
141,086 |
100 |
100 |
100 |
– |
배기량 3.0을 초과하는 가솔린 차량(HS Code 870324)의 경우에도 2020년 총 수입액 6,090만 5,000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70% 증가세를 보였다. 주요 수입국은 역시 태국으로 전체 비중의 44%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였다. 그 다음으로 일본(18%), 캐나다(18%), 미국(16%), 독일(3%), 등이 뒤를 이었으며 우리나라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3년간 배기량 3.0 초과 가솔린 차량(HS Code 870324)의 수입규모
국가명 |
수입금액 |
비중 |
증감률 2019/2020 |
||||
2018 |
2019 |
2020 |
2018 |
2019 |
2020 |
||
태국 |
8,410 |
7,566 |
26,550 |
26 |
22 |
44 |
251 |
일본 |
20,972 |
12,903 |
11,014 |
65 |
38 |
18 |
-15 |
캐나다 |
460 |
1,650 |
10,881 |
1 |
5 |
18 |
559 |
미국 |
1,467 |
10,602 |
9,581 |
5 |
31 |
16 |
-10 |
독일 |
162 |
536 |
1,556 |
1 |
2 |
3 |
190 |
한국 |
169 |
1 |
716 |
1 |
0 |
1 |
71500 |
싱가포르 |
558 |
855 |
401 |
2 |
2 |
1 |
-53 |
벨기에 |
46 |
0 |
133 |
0 |
0 |
0 |
0 |
러시아 |
0 |
0 |
71 |
0 |
0 |
0 |
0 |
영국 |
56 |
0 |
0 |
0 |
0 |
0 |
0 |
네덜란드 |
0 |
155 |
0 |
0 |
0 |
0 |
-100 |
총계 |
32,300 |
34,269 |
60,905 |
100 |
100 |
100 |
70 |
반면 버스 수입시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HS Code 8702로 분류되는 버스 차량의 2020년 對미얀마 수출은 중국이 2,415만 9,000달러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는 일본이 1,965만 8,000달러, 그리고 우리나라가 746만 9,000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2017년에는 우리나라의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대우가 미얀마 정부와의 G2G 거래를 통해 스쿨버스 200대를 공급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로부터의 버스 공급은 중고판매나 지원형태로 이뤄지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지금도 양곤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에 한글이 그대로 표기되어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국가명 |
수입금액 |
비중 |
증감률 2020/2019 |
||||
2018 |
2019 |
2020 |
2018 |
2019 |
2020 |
||
중국 |
63,730 |
50,689 |
24,159 |
72 |
69 |
44 |
-52 |
일본 |
9,623 |
6,132 |
19,658 |
11 |
8 |
36 |
221 |
한국 |
8,391 |
12,575 |
7,469 |
9 |
17 |
14 |
-41 |
인도 |
5,303 |
32 |
3,367 |
6 |
0 |
6 |
10,422 |
말레이시아 |
207 |
453 |
281 |
0 |
1 |
1 |
-38 |
스폐인 |
415 |
35 |
155 |
0 |
0 |
0 |
343 |
태국 |
139 |
331 |
123 |
0 |
0 |
0 |
-63 |
인도네시아 |
0 |
0 |
21 |
0 |
0 |
0 |
0 |
벨기에 |
0 |
0 |
2 |
0 |
0 |
0 |
0 |
터키 |
35 |
170 |
0 |
0 |
0 |
0 |
-100 |
싱가포르 |
843 |
2,652 |
0 |
1 |
4 |
0 |
-100 |
총계 |
88,687 |
73,068 |
55,235 |
100 |
100 |
100 |
-24.41 |
이처럼 정부 지원책에 힘입어 양적으로 급격히 성장하던 자동차 산업도 2021년 2월 1일부터 시작된 국가 비상사태로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당장 물류 시스템 붕괴로 인한 운송 및 통관 문제가 수입업계를 뒤덮었다. 외환위기로 환율이 급등했기 때문에 비교적 고가인 차량의 수입결제 또한 쉽지 않았다. 코로나19와 국가 비상사태로 근로자들이 정상근무를 하지 못하고 부품도입 또한 곤란을 겪었기 때문에 부분조립생산(SKD; Semi-Knockdown) 방식으로 이뤄지던 현지제조도 큰 타격을 입었다.
아시아자동차연맹(Asia Automotive Federation)의 월별 자료를 분석해보면 비상사태의 영향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우선 비상사태 선포 이후인 2021년 2월~8월 사이의 자동차 판매량은 4,210대로 전년 같은 기간의 판매량인 12,248대의 34.4%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생산은 더 심각한데 2021년 2월~8월 사이 겨우 242대의 차량이 생산되어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 수준으로 실적이 폭락했다. 심지어 8월에는 자동차 판매량과 생산량이 아예 집계되지 않았다.
구분 |
연도 |
1월 |
2월 |
3월 |
4월 |
5월 |
6월 |
7월 |
8월 |
총계 |
판매량 |
2021 |
2,555 |
492 |
178 |
268 |
1,566 |
1,321 |
385 |
0 |
6,765 |
2020 |
2,029 |
2,279 |
1,997 |
0 |
1,282 |
2,032 |
2,341 |
2,317 |
14,277 |
|
증감률 |
25.9 |
-78.4 |
-91.1 |
100.0 |
22.2 |
-35.0 |
-83.6 |
-100.0 |
-52.6 |
|
생산량 |
2021 |
806 |
128 |
0 |
1 |
53 |
44 |
16 |
0 |
1,048 |
2020 |
1,459 |
1,388 |
1,214 |
0 |
703 |
1,313 |
1,438 |
1,558 |
9,073 |
|
증감률 |
-44.8 |
-90.8 |
-100.0 |
100.0 |
-92.5 |
-96.6 |
-98.9 |
-100.0 |
-88.4 |
자료: Asia Automotive Federation
급기야 미얀마 상무부(Ministry of Commerce)가 외화 유출을 줄이기 위해 10월 1일부터 신차와 중고차 수입금지는 규제안을 발표하며 관련 업계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물론 미얀마 정부의 자동차 수출입 규정은 이전부터 원칙 없이 자주 변경된다는 평가를 받아 왔으며, 25년 근속 공무원에게만 수입허가권을 부여하고 암암리에 재판매 하도록 허용하는 등 부패의 소지도 다분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판매업자의 수입은 물론 개인차량의 수입도 금지하고 있으며, 우수 공무원, 우수 군경 등 차별적 이권을 누려오던 계층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될 예정이다. 심지어 10월 1일부터는 신차 판매점의 개점 마저 금지되는 등 유례없이 강력한 규제로, 시장에 주는 충격도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위기상황을 바라보는 자동차 업계의 시각과 현재의 난관을 넘어 앞으로 미얀마 자동차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파악하고 정리해보았다.
미얀마 자동차생산유통협회(MAMDA, Myanmar Automobile Manufacturers and Distributors Association) Dr. Khant Win 부회장 인터뷰
A. 미얀마 자동차생산유통협회(MAMDA)의 부회장 직책을 맡고 있는 ‘Dr. Khant Win’이다. MAMDA는 3년마다 조직을 개편하고 있는데, 마지막 개편은 2021년 1월에 이뤄졌다. 그 동안은 협회의 사무총장 직책을 맡아왔는데, 이번 조직개편으로 부회장 직책을 새로이 맡게 되었다.
Q. 현재 미얀마 자동차 시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A.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중고차 및 신차 판매시장 모두 침체를 겪었으며, 올해 초에는 비상사태까지 발생했기 때문에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이 와중에 현금확보에 어려움을 느낀 사람들이 안전 자산인 달러, 부동산 및 자동차 등을 소유하려고 하는 현상이 생겨났다. 게다가 9월초부터 정부가 차량 수입을 전면 중단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특히 중고차 시장이 일시적으로 활기를 보이고도 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고가 브랜드보다 2~4천만 짜트(Kyat) 사이 가격대의 차량이 잘 팔렸으며, 비상사태 전과 비교하여 약 3~5백만 짜트(Kyat) 가량 상승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그리고 정부가 차량수입 제한조치를 발표하며 이와 같은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Q. 정부의 수입 중단 조치에 대한 의견을 부탁 드린다.
A. 정부는 원래부터 매년 자동차 수입 규정을 변경해 왔는데, 올해는 코로나19와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일시적 중단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중고차 수입업자들은 물론 신차 판매센터들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수입허가권을 취득하고 판매를 준비해 왔으나, 올해 초 발생한 국가 비상사태로 인해 수입이 불가능했다가 겨우 물류, 금융 시스템이 정상화되려고 하는 시점에서 금지 조치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특히 무기한으로 수입이 중단된 중고차는 언제 조치가 해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Q. 다음으로 미얀마 자동차 산업에 나타났던 특징과 앞으로의 방향 등에 관한 견해를 부탁 드린다. 먼저 과거 미얀마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산이 주도적 역할을 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지 의견을 부탁 드린다.
A. 과거 우측 운전석 장착 차량만 수입하도록 허용했던 점이 큰 원인이라고 본다. 이 정책으로 일본에서 내용연수가 다한 차량들이 수월하게 수입된 덕분에 중고차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는 좌측운전석 차량 수입도 가능해 졌으며, 이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미국 자동차 브랜드들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자동차 수리센터들은 기능 부족문제도 또 한가지 원인이었다. 다양한 모델의 구조를 파악하고 정비할 수 있는 기술이 없기 때문에 익숙한 일본제 중고차만 다루는 서비스센터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산 자동차 부품을 비교적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고 본다.
Q. CKD(완전조립생산, Complete Knock Down) 또는 SKD(부분조립생산, semi-knockdown) 차량 생산 업체 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A. 중고차 판매업계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생산업체들 역시 올해는 부진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CKD나 SKD 등 생산방식을 막론하고 모두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그리고 올해는 국가 비상사태로 인해 공장 가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점이 큰 원인이다.
Q. 끝으로 미얀마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의견을 부탁 드린다.
A. 우선 미얀마에 투자하는 기업들은 자사의 공장을 명목상 SKD 생산시설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실상은 크고 작은 부품을 전량 수입하여 현지에서 단순 조립만 하는데 그치고 있다. 정부가 현재 SKD 방식으로 생산되는 차량에 양곤 번호판을 부여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 혜택을 보고 대외적으로만 SKD 생산임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형식적인 수준의 조립생산에서 탈피하려면 국가차원의 인프라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자동차 생산에 필수요소인 전력 인프라의 확충이 중요하다. 일정기간 SKD 생산시설을 운영한 공장은 제조방식을 CKD로 변경하도록 규정하는 정책도 도입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SKD 생산에 소모되는 부품도 현지에서 제조하도록 정부가 지원한다면 기술향상은 물론 일자리 창출, 수입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차량수입규정의 변경은 다른 나라에서도 자주 일어나지만 올해 미얀마 정부처럼 당장의 경제상황을 타개하고자 예고 없이 정책을 바꿀 경우 산업계가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라도 대응기간을 고려한 정책시행이 필요하다
아직까지도 다양한 장애 요소들이 미얀마의 자동차 산업을 둘러 쌓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일관성 없이 수시로 변경되는 정부의 규제는 산업 발전의 큰 걸림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입금지 조치도 외환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즉흥적으로 실시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2020년까지 보여줬던 급격한 성장에서 알 수 있듯이 잠재력 또한 충분하다. 아직까지 자동차 판매시장 대부분이 미개척 상태에 있다는 점과 현지생산에 투입될 수 있는 젊은 노동인구를 다수 보유했다는 사실도 강점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가 인터뷰에서 밝힌 것과 같이 선도국가들의 기술교육과 이전, 그리고 산업계를 배려하는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미얀마의 자동차 산업도 중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Asia Automotive Federation, Road Transport Administration Department, KOTRA 양곤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