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38년간 장기 집권하다가 권력을 아들에게 넘긴 훈센(71) 캄보디아 전 총리가 일본을 방문, 퇴임 후에도 건재를 과시했다.
13일 일간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훈센 전 총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도쿄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예방하고 양국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국왕 최고 자문위원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그는 막내아들인 훈 마니 공보부 장관을 대동하고 기시다 총리를 만났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디지털 분야와 안보, 캄보디아의 민주주의 발전을 비롯해 북한 핵과 미사일, 미얀마 유혈 사태 등 여러 현안과 관련해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훈센 전 총리는 양자 관계를 강화하고 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 차원에서 공조가 확대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그는 지난 1985년 총리에 취임한 뒤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했다.
훈센 정권은 2017년 11월 전체 의석 125석 가운데 55석을 가진 제1야당인 캄보디아구국당(CNRP)을 반역 혐의를 적용해 강제 해산시켰다.
이듬해 총선에서는 훈센이 이끈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전체 의석 125석을 싹쓸이하면서 일당 독재 체제를 구축했다.
이어 지난해 7월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CPP가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두자 그는 총리직을 장남인 훈 마넷에게 물려줬다.
하지만 이후에도 훈센 전 총리가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는 총리 퇴임 후에도 집권당 대표와 국회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왕 최고 자문위원장까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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