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군에 내준 접경도시에 미얀마군 보복 공격 우려 커져…태국, 국경 지대 순찰 강화
태국·미얀마 접경 지역 거점 도시를 내준 미얀마군이 반격에 나서 전투가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에 미얀마 피란민들의 태국 유입이 늘고 있다.
이에 태국 정부가 피란민 대량 유입에 대비하는 한편 군사정권에 반군과의 대화 재개를 요구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북부 딱주의 매솟시와 연결되는 미얀마 동부 국경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인 미야와디가 반군에 함락되자 피란민 수백 명이 전날 태국으로 국경을 넘었다.
미야와디에 사는 한 39세 여성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이 지역 국경 검문소의 대기 줄에 서서 태국 입국을 기다렸다.
그는 로이터에 “(군사정권의) 공습이 무섭다. 공습이 진행되면 집이 흔들린다”면서 “그게 내가 여기로 탈출한 이유다. 그들은 태국을 폭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카렌민족연합(KNU)과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시민방위군(PDF)은 미야와디에 마지막으로 남은 미얀마군 기지를 공격, 점령했다.
이에 200명 미만의 미얀마군 병력이 기지에서 달아나 태국 국경 지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사정권이 미야와디를 되찾기 위해 공군 등을 동원해 대규모 공격을 가할 경우 전투가 더 확산, 난민 수천 명이 태국으로 몰려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미야와디는 태국과 국경 무역의 중심지여서 이곳을 반군에 내준 군사정권은 국경 무역을 통해 얻는 필수적인 수입이 끊기게 됐다. 반면 반군은 이 수입을 바탕으로 한층 전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따라서 군사정권이 미야와디를 되찾기 위해 공군의 지원을 받아 반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처럼 국경 지대 불안감이 커지자 태국 당국은 이 지역에 무장 병력을 투입, 기관총을 탑재한 차량을 배치하고 순찰을 하며 일부 지역 출입을 통제하는 등 치안을 강화했다.
태국군 병력은 경계 근무를 서면서 특히 달아난 미얀마군 병사 무리가 태국으로 넘어오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특히 태국 정부는 미얀마군 병사의 경우 무기를 내려놓고 민간인 복장으로 갈아입어야만 태국에 입국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빤쁘리 파힛타누껀 태국 부총리 겸 외교장관은 전날 매솟을 방문한 뒤 미얀마 군사정권과 반군을 거론하며 “그들이 서로 대화하는 것을 보고 싶다. 그들은 원하면 우리를 (협상) 중재국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들과 협력해 교착 상태인 미얀마 평화협상을 되살리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군 측 KNU는 페이스북에 성명을 내고 국경 양측 주민의 안전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으며 안정을 되찾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가능하게끔 태국 정부 등과 의미 있는 협력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에는 미얀마군과 반군의 교전을 피해 도망친 미얀마인 약 9만 명이 난민촌에서 지내고 있다. 빤쁘리 장관은 지난 9일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가 소집한 미얀마 위기 회의에서 미얀마 난민 약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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