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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식 교복을 착용한 B 공립중등학교 무슬림 여학생들의 모습. 공립학교가 채택하는 교육과정은 기본적인 지식의 습득과 더불어 말레이시아의 다수민족인 말레이들의 언어와 문화를 강조한다. 1970년대 말레이들 사이에서 크게 성장한 이슬람 개혁운동의 영향력은 그 지도자 중 한 명이었던 안와르 이브라힘(Anwar Ibrahim)이 1986년 교육부장관에 임명되면서 교육정책에도 적극적으로 반영되었다. 그 결과 각급 공립학교들은 무슬림 학생들에게 종교적으로 경건한 옷차림을 권장하게 되었는데, 그 정도와 강제성의 여부는 지역이나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이슬람 과목을 가르치는 여교사를 우스타자(ustazah)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무슬림 여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종교적 가르침에 부합하는 복장을 착용하도록 지도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복장규범은 이슬람을 따르지 않는 대다수의 중국계와 인도계 학생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위의 사진에서 본 것과 같이 민족과 종교에 따른 구분을 강조하는 효과를 낸다. 사진 속의 학교는 모든 무슬림 여학생들이 교내에서 뚜둥을 착용하도록 강제하였다. 그러나 하교 후에 학교 바깥에서 학생들을 만났을 때 이들은 베일을 착용하고 있지 않거나 흰색의 교복베일 대신 무늬와 색깔이 있는 스카프를 두르고 있었다.

2005. 3. 30.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사진. 설명: 최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