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인도네시아 동부자바 시도아르조 선거관리위원인 안소리씨가 실제크기 선거용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무척 크다. 종이값도 만만치 않게 들 것이다. 투표용지가 큰 이유가 있다. 우선 선거에 참여하는 정당의 수가 많다. 2004년에는 24개 정당이 심사기준에 부합하여 선거에 참여할 수 있었다. 1999년 48개 정당이 참여한데 비하면 그나마 문턱을 높여서 줄어든 것이다. 정당의 수가 많은 것은 인도네시아가 다문화사회로서 종교, 종족, 지역, 계급 균열 등 사회균열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선거용지가 이렇게 큰 두 번째 이유는 정당의 번호와 명칭 뿐만 아니라 심볼을 넣기 때문이다. 심볼을 넣는 이유는 문맹자들도 참여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그리고 또 투표용지가 커진 이유는 정당별로 후보자공개명부를 제시하고 그 개별후보자들을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도 있게 하였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유권자들이 정당에 투표하는 제도였기에 후보자들을 선택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특정정당의 후보자 이름에 구멍을 내는 식으로 투표하면 특정후보를 선택할 수도 있게 배려하였다. 유권자들의 선택권을 신장시키는 제도이다. 그러다보니 투표용지가 커지고 비용도 더 들게 되었다. 민주주의는 비용이 드는 일이다.
사진. 설명: 전제성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