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은희(동남아센터 선임연구원)
껀터, 어머니 강 메콩이 만든 풍요의 땅
까이랑 수상시장(Cái Răng Floating Market)이 자리한 껀터(Cần Thơ)는 메콩 강의 끝자락에 위치한 메콩델타(Mekong Delta)의 중심지이자 베트남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인구 150만 명)이다. 메콩 강은 중국 윈난 성 티벳 고원에서 발원하여 대륙부 동남아 5개 국가(상류로부터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의 국경과 내륙 산지, 평야를 두루 거쳐 남중국해에 이르는 동남아시아의 대표적인 국제하천이다.
총연장 4,180km로 세계에서 12번째로 길고 유량이 10번째로 풍부한 메콩 강은 대륙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역사, 사회정치 체제, 나아가 문화 형성에 다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이 강의 이름은 나라마다 다르다. 최상류인 중국에서는 ‘검푸르게 물결치는 강’이란 뜻의 란창강(瀾滄江, Lanchang Jiang)으로 부르며, 캄보디아에서는 ‘위대한 강’이란 뜻의 톤레툼(Tonle Thum)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 강을 대표하는 이름이자 가장 잘 알려진 메콩은 태국과 라오스에서 동일하게 호명하는 매남콩(Mae NamKong)에서 유래했다. 문자 그대로 풀이하면 ‘어머니의 강’을 뜻한다. 메콩 강의 최하류에 해당하는 베트남의 남서단 메콩델타에서는 ‘아홉 용의 강’이란 뜻을 가진 송쿠롱(Song Cùu Long)으로 불린다.
여기서 남중국해까지의 연장거리는 200km에 불과하다. 4,000km 가까이 달려온 이 강은 베트남의 메콩델타를 만나 십여 개의 지류와 수백 개의 하도로 갈라지며 복잡한 운하망을 갖춘 드넓은 평야를 만들어냈다.
메콩델타는 어머니의 강이 선사한 풍요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베트남의 행정구역상 중앙직할시인 껀터 시를 비롯해 안장 성, 벤째 성, 빈롱 성 등 13개 지역이 포함된다. 이 지역에서 베트남 쌀의 50% 이상, 해산물의 65%, 양식업과 과일의 60~70%가 생산된다.
메콩델타는 오랜 기간 반복되어온 계절성 범람이 제공하는 영양물질 덕분에 베트남 최대의 풍요로운 식량창고로 기능해왔다. 이처럼 풍부한 농어업 생산량이야말로 까이랑을 비롯한 베트남 수상시장이 생길 수 있었던 최대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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