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20번째 헌법 반포식[AP=연합뉴스]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이 군부 쿠데타 이후 3년 만에 개헌을 마무리하면서 민정 이양을 위한 총선거 일정은 아직 안갯속이다.
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쁘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는 전날 새 헌법 반포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총선을 위한 절차는 그대로이며 새로운 것은 없다”며 당초 예정된 절차를 밟아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쁘라윳 총리는 그러나 “개헌 후속조치 이행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정확한 총선일정을 특정할 수 없다”며 “개헌 이후 총선까지는 18개월가량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총리가 언급한 후속 절차는 새로운 헌법을 적용한 10개 정부조직법안 마련과 의회 및 국왕 승인 절차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총선은 대략 내년 11월께나 치러지고, 새롭게 구성될 민간정부가 정권을 넘겨받는 시기는 내년 연말 또는 2019년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는 최고 군정 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가 유지되고, 군부가 주도하는 내각도 고스란히 유지될 전망이다.
더욱이 군부는 총선 때까지 특별보안조치에 해당하는 임시헌법 44조를 통해 시민과 정치인들의 정치 활동을 계속 제한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제대로 된 총선이 치러질 수 없고 군부의 영향력이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당들은 제대로 된 정부를 세우려면 군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계속 휘둘러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탁신 계열 정당인 푸어타이의 지도자인 와타나 무엉쑥은 현지 일간 더 네이션에 “군부가 임시헌법 44조를 발동해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군부가 계속 권력을 휘두른다면 미래의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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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정치혼란을 잠재우고 국가 질서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지난 2014년 4월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2년여의 준비 끝에 태국의 20번째 새 헌법 초안을 마련하고 지난해 8월 국민투표를 치러 개헌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서거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마하 와치랄롱꼰 현 국왕(라마 10세)이 왕권과 관련한 일부 조문 수정을 요구하면서 새 헌법 반포가 다소 지연됐고, 개헌 후속조치와 총선일정도 이에 맞춰 순연됐다.
한편,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은 전날 왕실 전통방식에 따라 헌법 반포식을 열고 새 헌법에 서명했다.
헌법 반포식 주재하는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AP=연합뉴스]
*원문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