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으로 인해 아세안 10개 회원국의 대미ㆍ대중 외교에 변화가 일고 있다.”
8일 창설 50주년을 맞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에 대한 AP통신 등 외신들의 분석이다. AP는 “미ㆍ중 간 힘겨루기가 거세지면서 아세안의 역할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필리핀 등 중국과 밀착하는 아세안 회원국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국 우선주의 앞세운 트럼프의 미국보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적극적인 외교를 펼치는 시진핑의 중국에 급속히 가까와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필리핀을 비롯해 태국ㆍ말레이시아ㆍ라오스ㆍ캄보디아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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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선 한ㆍ아세안 센터 사무총장은 “한국은 아세안 개별 회원국에 대한 외교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아세안이라는 큰 틀에 대한 전략이 없다”며 “향후 한반도 문제 등에 있어 아세안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선 큰 그림 속에서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아세안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일간 스트레이트 타임스는 “아세안은 유럽연합(EU)과는 다르다. 10개 회원국들이 각기 다른 색깔을 정치체계를 유지하면서 불간섭을 전제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는 특유의 ‘아세안 방식(ASEAN Way)’으로 경제적 통합은 강화되겠지만 정치적 통합은 느슨한 형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원문출처: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