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월 3일 인도네시아의 동부 플로레스섬에서 현지 조사 중이던 필자의 휴대전화가 한국 지인들이 보낸 메시지로 갑자기 바빠졌다. “인도네시아에서 화산 폭발이 있다던데 괜찮은가?” 현지 뉴스를 접속해 보니 화산 폭발은 하루 전인 7월 2일 족자카르타 인근 디엥고원에서 발생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데다 트레킹 중이던 관광객까지 부상당했다니 급작스러운 변고이고, 많은 사람이 걱정할 법했다. 지인들을 위해 답신을 남겼다. “인도네시아는 남한의 19배나 되는 나라이고, 화산 폭발은 제가 있는 곳에서 700㎞ 정도 떨어진 다른 섬에서 발생했습니다. 저는 무사하니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우리가 살아가는 행성은 생각 이상으로 역동적이다. 매일의 날씨도 변화하고 있으며 최근엔 기후변화 효과로 심각한 홍수와 가뭄, 폭염과 혹한 등의 이상 기후 현상이 자주 관측되고 있다.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대륙에도 항시적으로 거대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데 지구상의 특정 지역은 화산 폭발, 지진이나 쓰나미, 대규모 산사태 등의 지질학적 역동성이 다른 지역에 비해 유별나다. 동남아 지역 연구자인 필자가 현지 조사를 위해 자주 찾는 필리핀과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가까운 일본·뉴질랜드,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의 동부 해안은 화산활동과 지진에 매우 취약한 지역이다.

이러한 지역은 ‘불의 고리(ring of fire)’라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의 일부로, 지질학적 조사가 시작된 이래 지진과 화산활동의 90% 이상이 발생했다. 거대한 태평양판과 인접한 지각판이 맞닿은 경계면을 따라 지각변동이 활발하기 때문에 화산활동과 지진이 유독 빈번하게 발생한다.

 

*원문보기: Chindia Plus – 동남아 지진과 화산 폭발 _ 아시아에서 잇따라 지진과 화산 폭발 – 환태평양 ‘불의 고리’ 심상치 않은 움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