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014년 총선이 4월 9일 실시되었다. 그리고 주요언론사의 출구조사결과가 4월 10일 최종적으로 발표되었다. 일단 총선결과는 예측과 상당히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Jakarta Post가 인도네시아국제전략연구소(CSIS)에 의해 조사된 출구조사결과이고, 이러한 조사결과는 Jakarta Globe가 사이풀무자니 컨설팅(SMRC: SaifulMujani Research & Consulting)에 의해 조사한 출구조사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는 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KPU)의 공식적인 선거결과는 5월 초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위 PDI-P(Partai Demokrat Indonesia Perjuangan 인도네시아투쟁민주당):18.95%

2위 Golkar(Partai Golongan Karya 골카르당): 14.3%

3위 Gerindra(Partai Gerankan Indonesia Raya 인도네시아 대약진운동당): 11.79%

4위 PD(Partai Demokrat 민주당): 9.67%

5위 PKB(Partai Kebangkitan Bangsa 민족건설당): 9.18%

6위 PAN(Partai Amanat Nasional 민족각성당): 7.5%

7위 PKS(Partai Keadilan Sejahtera 복지정의당): 6.93%

8위 NasDem(Partai Nasional Demokrat 민족민주당): 6.89%

9위 PPP(Partai Persatuan Pembangunan 통일번영당): 6.64%

10위 Hanura(Partai Hati Nurani Rakyat 민중양심당): 5.46%

11위 PBB(Partai Bulan Bintang 월성당): 1.6%

12위 PKPI(Partai Keadilan Dan Persatuan Indonesia 인도네시아 통일정의당): 1.06%

 

선거결과의 의미를 해석하기 이전에 제도적 특징을 설명하면, 인도네시아 총선의 선거제도는 준개방형 정당명부식비례대표제(semi-open proportional list system)이다. 따라서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투표를 하는 것이 우선하고, 그 중에서 지지 정당에 출마한 후보리스트 중에서 지지하는 지역후보에게 표를 찍는 방식이다. 한국에서 지역구후보와 비례제가 혼합하여 있는 혼합선거제도와는 달리 인도네시아는 전적으로 비례대표제이기 때문에, 총선결과에 따른 의석수 배분의 결정적 기준은 ‘정당에 대한 지지율’인 것이다. 따라서 전국적 총선 지지율이 2.5%를 넘지 못하는 11위와 12위 정당은 국회에 진입할 수 없는 정당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당명부식비례대표제의 제도적 효과로 분명한 것은 정당정치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선거에 따른 정당들간의 경쟁도를 상당히 높인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리고 준개방형이기 때문에, 물론 정당의 후보리스트를 유권자들이 전적으로 결정할 순 없지만, 유권자들의 투표에 의해서 정당이 제시한 후보리스트 중에서 유권자들의 최대선호에 의해 의원들이 선출된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경쟁했던 정당의 수는 12개 정당이다. 1999년 선거에서는 48개 정당, 2004년에서는 24개 정당 그리고 2009년에서는 44개 정당이 각축을 벌인 것에 비하면, 2014년 총선은 이색적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높은 정당분열은 정치적 안정을 훼손한다는 분석에 따라, 작년 2013년 하반기 KPU는 총선에서 후보를 낼 수 있는 정당에 대한 자격심사를 제도적 요건에 따라 진행하였고, 최종적으로 12개 정당이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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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총선 결과의 가장 큰 특징은 첫째, 조코위 효과로 정당지지율이 상당히 올라갈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PDIP의 지지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네시아 선거제도의 가장 흥미로운 점 중의 하나는 총선과 대선의 동시선거이다. 국회의원과 대통령이 같은 임기로-물론 대통령은 연임이 가능하다- 주기적으로 같은 해에 총선과 대선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것은 독특한 정치동학을 만들어 내는데, 특히 대선의 정부통령의 후보지명이 총선의 전국적 정당지지율의 결과에 따라서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총선은 대선의 전초전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금 당장 대통령 선거가 있다면 누구를 뽑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 작년 주요 언론 및 컨설팅 회사의 설문조사에서 조코위는 25% 이상 많게는 30%의 지지율을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예상 밖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PDIP 내에서 조코위의 메카와티에 대한 충성도 논란, 그리고 메카와티의 대선에 대한 세 번째 도전욕망 등으로 조코위의 대통령 후보지명이 늦어지고 있는 와중에, 본격적으로 선거캠페인이 시작되는 3월 16일 전인 3월 15일에  조코위가 PDIP 대통령 후보지명이 발표되자, 시장은 뜨거운 반응을 보이면서 일명 “조코위의 경제적 효과”라는 긍정적인 기사글이 발표되고, 자카르타 종합주가지수가 작년의 부진을 극복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변화를 보여주었다. 왜냐하면 자카르타 주지사인 조코위는 가장 개혁적인 성향의 후보로서 인도네시아의 가장 큰 고질적인 문제인 부패와 행정부의 거버넌스 기능의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기업과 자본시장은 긍정적으로 기대했고, 대통령후보지명 이후에 실질적인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인도네시아에서 최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집단으로 설문조사에서 나온 결과는 기업이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과 자본시장이 조코위를 지지했다고 하는 것은 서로 의미가 있는 코드이다. 그러나 조코위의 지지는 전국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이번 선거결과에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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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2위인 Golkar는 14.33%와 3위인 Gerindra는 11.79%의 지지율은 주목할 만하다. 우선 Golkar는 2009년 총선에서 14.45%의 지지율을 획득하였기 때문에, 지지율이 상승했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Golkar의 유력한 대선후보이자 당 대표인 바크리는 대표적인 구시대정치인이자 부패한 정치인으로 회자되는 와중에서 이 정도의 지지율은 매우 성공적으로 선방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수비안토를 당대표로 두고 있는 Gerindar의 11.79% 지지율은 2009년 총선 지지율인 4.46%에 비하면 가히 혁명적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유도요노를 만들어낸 PD의 첫 출발인 2004년 총선에서 7.54%에서 5년 집권여당의 프리미엄 덕택으로 2009년에서 20.85%를 얻은 것이요. 조코위도 현직 자카르타 주지사이기 때문에 PDIP의 지지율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텐데도 어떠한 공직도 맡지 않은 수비안토의 Gerindrar가 5년 사이에 4.46%에서 11.79% 의 지지율 상승은 수비안또라는 개인이 갖는 전국적인 후보지명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왜냐하면 2009년 동시에 출발한 위란토를 대표로 하는 Hanura 정당은 그 해 3.62%의 지지율을 획득했고, 이번 2014년 5.46%의 지지율을 획득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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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Golkar와 Gerindar 각각의 정당이 이러한 지지율을 획득하게 된 원인과 의미는 무엇인가? 무엇보다 조코위라는 인물의 전국적인 인지도는 바크리와 수비안또 만큼 있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즉, 조코위의 개혁성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지도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바크리와 수비안토는 기대 이상의 전국적인 인지도와 지지를 보이고 있다. 선거캠페인 기간 동안 선거쟁점으로 부각되었다고 보았던 ‘수구’ 냐 ‘개혁’이냐가 있는데, 1위보다 2위와 3위의 지지율로 보았을 때 ‘개혁’보단 ‘수구’를 인도네시아 국민이 선택한 것은 아닌가 하는 해석을 제기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수하르또 시절이 지금보다 더 좋았다’라는 담론이 이번 본격적인 선거캠페인이 시작되지 전부터 존재해왔고, 32년간 집권한 수하르또 신질서체제의 핵심인 Golkar는 민주화 이후 일정정도 지지율이 유지되는 경향으로 변함없는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고 또한 군출신인 수비안토가 이끄는 Gerindra정당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이러한 유권자의 선택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 ‘수하르또 시절에 대한 향수’를 갖는 유권자의 심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것을 단순히 수구 또는 반개혁만으로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주지하는 바는 민주화 이후 인도네시아 사회의 부패가 더 만연되어 있고, 특히 정치인의 부패는 민주화 이후 더 온존강화되었기 때문이다. 민주화의 가장 부정적인 효과가 부패의 확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가장 심각한 저발전, 빈곤, 불평등, 거버넌스의 취약성의 문제가 부패라고 한다면 부패청산은 가장 개혁적인 이슈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반 유권자들의 생각은 오히려 수하르토 시절이 부패가 더 적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적어도 수하르토 일가가 집권 말기 국부를 많이 착복했지만 부패가 다른 관료와 정치인들로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국가관료를 통제할 실력 정도는 수하르토에게는 있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수하르토 시절 국가는 경제적으로 성장했고 지금보다 훨씬 먹고사는데 어렵지 않다고 유권자들이 판단한다면, 유권자들의 판단을 단순히 수구라고만 평가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요약하자면, 민주화 이후 부패는 더 심각해졌고 더 살기가 힘들어졌다고 한다면 유권자는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따라서 2위와 3위 정당의 지지율은 인도네시아 민주화 이행 이후의 질적으로 민주주의가 심화되지 못한 정치적 결과에 대한 반응의 의미를 분명히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상대적으로 현상유지한 Golkar와 지지율이 상당히 훼손 당한 PD를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정치제도의 특징인 대통령제와 연립정부의 제도적 특징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  유도요노 1기 집권(2004-2009)에서도 Golkar는 소수연립정부에서 핵심여당이었고, 유도요노 2기 집권(2009년-현재)의 거대연립정부에서도 여전히 Golkar는 여당의 지위를 차지했는데, 유도요노의 정당이라고 볼 수 있는 PD가 2009년 총선에서 20.85% 였다가 이번 2014년 총선에서 9.67%로 완전한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같은 연립정부의 여당이었던 Golkar는 결코 손해보는 장사를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러한 총선결과의 특징은 또한 인도네시아 정치제도의 이색적인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대통령제이면서도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독특한 권력공유적(Power Sharing) 특징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대통령제는 책임정부, 의원내각제는 연립정부와 각각 선택적 친화성을 갖는 제도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대통령제이고, 승리한 대통령을 만든 정당이 단독으로 내각을 구성하는 것이고, 따라서 총선이나 대선은 집권여당에 대한 심판적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대통령제이면서도 민주화 이후 계속적으로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제도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유도요노 1기 시작인 2004년 총선에는 7.54%의 지지율을 받았기 때문에, Golkar와 후보연합을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연립정부를 구성했다고 볼 수 있다면, 2기 시작인 2009년 총선에서 상대적으로 20.85%의 높은 지지율을 받고도, 당시 총선 결과로 의회에 진출한 정당 중 PDIP, Gerindra, Hanura를 제외하고는 의회에 진출한 모든 정당이 내각을 구성하는 거대연립정부를 구성한 것이다. 이러한 거대연립정부를 구성하는 과정은 복잡한 정당간 정치적 거래가 작동하는 메커니즘인 것이다. 그런데 만약 PD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친 것이 집권여당에 대한 응징으로서 투표결과였다고 한다면, Golkar도 이러한 맥락에서 자유롭지 않을텐데, 2009년과 2014년 총선결과로만 보았을 때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결과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를 통해서 보았을 때 대통령제와 연립정부의 구성의 제도적 효과는 ‘유권자의 선택과 심판’이라고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충분히 반영되는 시스템은 아닐 수 있다는 부정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넷째, 가장 흥미로운 선거결과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전체 이슬람정당 지지율의 상승이다. 인도네시아 정당은 빤짜실라 정당 그리고 이슬람 정당으로 정당의 이념으로 크게 구분한다. 그 중에서 이슬람 정당으로 2009년 이후 의회에 진출한 의미 있는 이슬람 정당으로서 5개 정당을 말할 수 있다. PKB, PPP, PKS, PAN, PBB 이다. 이러한 정당의 전체 지지율을 합하면 2009년에는 25.94%였는데, 2014년에는 31.86%이다. 개별정당으로 보았을 때, PKB에는 4.94%에서 9.18%로, PPP는 5.32%에서 6.64%로, PKS는 7.88%에서 6.93%로, PAN은 6.01%에서 7.5%, PBB는 1.79%에서 1.61%의 변화를 겪었다. 이러한 이슬람정당 중에서 가장 급진적으로 분석되는 PKS의 지지율 하락이 주목된다. 왜냐하면 작년 PKS 대표의 부패혐의로 인도네시아 사회가 발칵 뒤집힌 것에 대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의회에 진출한 이슬람정당 중에서 상대적으로 급진성향을 갖는 PKS의 지지율 하락에 비하면, 온건성향을 갖는PKB의 지지율 상승은 돋보인다. PKB는 인도네시아 무슬림 단체의 양대 산맥인 나흐다뚤 울라마(NU)와 연관을 갖고 있다. 무함마디야와 연관된PAN도 지지율이 상승했다. 또한 의미있는 해석 중에 하나는 수하르토 시절 이슬람정당을 통합 또는 대표하는 기능을 해온 PPP와 PBB의 지지율 8.25%보다 민주화 이후 등장한 이슬람정당인 PKB, PAN이16.68%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획득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이슬람 정당의 전체 지지율이 2009년 선거에 비하여 상승했다고 하는 것은 이번 선거에서 유의미한 해석을 불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6-7%의 지지를 획득한 각 이슬람 정당들은 이후 정부통령 후보연합 과정에서 유효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위를 이번 총선결과를 통해서 얻게 된 것이다.

이러한 총선결과가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영향을 상당히 미친다는 것은 인도네시아 선거에서 주지하는 바이다. 무엇보다 총선 지지율이 높은 1위, 2위, 3위 정당의 주도로 대통령후보군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SMRC의  Djayadi Hanan 연구조사 대표는 정당들이 세 가지 연합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첫번째는 민족투쟁을 위한 상호협력 그룹(Mutual Cooperation for National Struggle; Gotong Royong Perjuangan Bangsa or GRPB)이다. 두 번째는 연합 운동을 위한 인도네시아 위임 그룹(Indonesian Mandate for a Coalition Movement; Koalisi Gerakan Amanat Indonesia or KGAI)이다. 세 번째는 민주연합(Democratic Coalition; Koalisi Karya Demokrat or KKD) 그룹이다. 즉, GRPB는 PDI-P, NasDem, PKB이 연합할 것이고, KGAI는 Gerindra, PAN을 포함할 것이고, KKD는 Golkar과 PD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의 예측일 뿐이지, 이후 대선을 둘러싼 정당간 연합은 현재로서는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앞으로 있을 대통령 후보연합 과정에서 1위를 배제하고 2위인 Golkar와 Gerindra가 전적으로 연합후보를 낸다면, 1위인 조코위는 대통령이 될 수 있는 가능성으로부터 매우 위험한 상황에 노출된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정당간 연합 과정에서 정당리더들의 유대 및 정치적 거래관계가 가장 결정적인 변수라고 보았을 때, 조코위는 이러한 정치적 거래를 줄이기 위해 ‘최소연립정부’를 구성하려고 하는 의지도 현실적으로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반부패개혁’ 이라는 정치 및 사회적 이슈에 대하여 이 문제를 구성하고, 해석하고, 해결하는 방안에 대한 다른 견해를 갖는 그룹으로서 조코위식 개혁세력과 반조코위식 개혁세력의 그룹도 구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메가와티와 수비안토는 2009년 대선에서도 정부통령 후보를 했던 경험도 있고, 정치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다가 최근 4월 9일 총선에 이르면서 신경전과 잡음이 나는 관계가 되었다. 왜냐하면 수비안토는 대통령이 되고 싶은데, 메카와티는 PDIP의 대통령 후보로 조코위를 지명했기 때문이다. 즉, 1위와 3위 정당이 정부통령 연합후보를 내면 조코위의 배는 순항을 할지도 모르지만, 그렇치 않을 경우 양상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총선과 대선 동시선거, 총선의 선거결과가 대선의 정부통령 후보군 구성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도네시아 선거제도에서 7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있기 전까지 정당간 치열한 물밑 작업과 정치과정이 복잡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정당간 대통령후보 연합세력을 예측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

전 세계가 인도네시아 총선과 대선을 흥미롭게 지켜보는 것은 인도네시아의 정당구조와 선거제도가 갖는 독특한 메커니즘이기도 하고, 인도네시아가 동남아에서 차지하고 있는 정치적 민주주의의 실험대로서의 의미, 그리고 경제적 위상에 따른 역할의 기대 등등 다양한 이유일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1억 9천명 총 유권자수, 선거를 통해서 중앙과 지방의 행정부와 입법부를 구성하는 어마어마한 공직자의 수 등등을 보았을 때,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적으로 세 번째로 큰 민주주의 국가 반열에 올랐고, 그래서 가장 대표적인 선거민주주의 정치체제로 명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올해 선거에서도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매표행위 즉, 금권선거가 문제가 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특정정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도네시아 거의 모든 정당의 문제라고 보았을 때, 여전히 인도네시아 민주주의가 가야 할 길은 멀었고, 인도네시아 민주주의를 심화케 하는 내용과 형식이라는 측면에서 다각도로 논의되고 연구되어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글/그림. 최경희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동남아센터 선임연구원)